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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도 할머니표 김장김치와 묵은지를 받았다.
텅 비어있던 김치냉장고가 가득차니 다른 식재료가 없어도 마음이 든든하다.
저녁 반찬은 묵은지를 써야지.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
묵은지 한 쪽을 가위로 잘랐다.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김치는 왜인지 큼지막한 게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양념이 잘 베여서 김치국물을 따로 넣지 않아도 간이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치와 참치를 냄비에 넣고 약불로 살짝 볶아서 김치가 투명해지게 만들었다.
집에서 해먹는 김치찌개는 참치를 넣는 걸 좋아한다.
최근 남편과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간단하게 밥을 차려먹어보자고 다짐했다.
이것저것 많이 하려고 하지말고 제때 조금씩 먹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나.
그럼 오늘은 어떤 반찬으로 간단히 먹어볼까 하다가
시금치를 씻었다.
물이 끓으면 시금치를 넣고 휘휘 저어준다.
조금씩 숨이 죽는 게 느껴진다.
많은 양을 해도 이렇게나 한 줌이 된다.
오늘의 저녁.
계란말이는 남편이랑 이야기하다가 엉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