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사라지는 무서운 곳
수많은 경쟁을 뚫고 회사에 첫 출근을 하던 날, 당신은 어떤 꿈을 꾸는가?
사회 초년생은 부푼 꿈을 안고, 부모님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다. 새로 맞춘 양복과 빛이 나는 새 구두를 신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회사 문을 들어선다.
얼마나 위대한 순간인가?
부모님께 받아쓰던 용돈도 이제 내 손으로 벌고, 첫 월급으로 부모님의 속옷도 사드려야겠다는 부푼 꿈과 함께 가슴은 하늘을 날아오를 것이다. ‘열심히 선배들을 따라 배우고 일해서 월급으로 차도 사고 집도 사야지.’
유럽여행 가는 꿈도 꾸고, 내 이름으로 된 회사를 창업하여 직원들을 거느리는 꿈을 꾸기도 한다.
K는 20대 중반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월급 타는 회사생활을 해야 안정적이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으니 회사 밖의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회사는 그리 녹록지 않았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조직에서 낙오되지 않고 융화되기 위해 달리다 보니 어느새 자동화 시스템의 로봇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회사라는 조직은 다람쥐 쳇바퀴 같다. 다람쥐 쳇바퀴는 꿈이 있을 리가 없다. 설사 쳇바퀴 곳곳에 번외의 달콤한 것이 있다고 한들 멈춰 서서 맛볼 수가 없다. 밟지 않으면 내가 떨어져 다치거나 죽기 때문이다.
K가 지금의 직장을 선택한 이유는 자동화 시스템이 된 로봇 같은 생활을 벗어나고 싶었다.
첫 번째, 지방에 있었던 이전 직장과는 달리 집과도 가깝고, 퇴근 후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적 접근성이 좋았다.
두 번째, 직원들의 니즈를 생각하는 경영자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었다.
세 번째, 7시 퇴근이라는 근무조건이었다. 거기에 주 5일제라니.
K에게 이 보다 더 달콤한 조건은 이제껏 없었다. 퇴근 후 아내가 해주는 따뜻한 밥에, 토끼 같은 자식들의 재롱을 보며 저녁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로 가득 찼다. 하지만 조직생활은 K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직책이 올라갈수록 경영자의 요구는 높아갔고, 이루어야 하는 성과의 양은 늘어만 갔다. 부하 직원의 서툰 업무실적은 고스란히 K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되었다.
휴일 아침부터 전화벨이 울린다. 경영자의 전화다.
K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침이고 밤이고 경영자의 전화는 휴일에도 근무의 연장선이다. 생산 팀에서 손을 떼게 된 이 부장이 휴일근무를 자처했다. 휴일근무는 시간제 근로자에게 1.5배의 근무수당이 나간다. 새로 정비한 시스템으로 생산량을 맞출 수 있다고 설득했으나,
“휴일 근무하겠다는데 막을 이유 없지”
라며 경영자는 두 손을 들고 환영하는 눈치다. 휴일근무는 경제적 효율성이 낮고 직원들의 피로도는 점점 쌓인다. 휴식이 필요한 주말, 쉬면서도 눈치를 봐야 한다.
오늘은 가족들과 도자기 수업이 있는 날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체험수업을 한다. 아내와 함께 온 가족이 흙을 만지며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김준호에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이다. 회사에서의 업무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날 절호의 기회인데 아침부터 울리는 경영자의 전화 벨소리는 신경이 쓰인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다른 때 보다 일찍 수업을 마무리했다. 아내에게 아이들과 먼저 집으로 가라고 했다. 점심은 어떻게 하냐는 아내 최은주의 볼멘소리를 뒤로하고 K는 회사로 달려갔다. 도자기가 끝나면 오랜만에 외식이라도 할까 재잘거리던 아내의 말이 뒤통수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뒤돌아 볼 수는 없었다. 불량제품이 나왔다며 조치를 취해보라는 경영자의 호출이었기 때문이다.
휴일조차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K는 휴일에도 불량제품을 세고 있는 자신이 한없이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직장은 꿈이 사라지는 마녀의 주문 같다. 꿈이 사라지는 무서운 곳이다. 가족과 저녁을 마주하는 것, 건강을 위해 헬스장에 가는 것,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술 한 잔 하는 것도 꿈일 뿐이다.
퇴근한 남편 K에게 그의 아내는 오늘 지인들과 아파트 앞에서 자원봉사로 커피 나눔을 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번에는 붕어빵 봉사를 했는데 온 동네가 붕어빵 냄새로 즐거웠다며 재잘거렸다. 얼마나 즐거웠던지 말을 전하는 아내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K는 아쉬운 듯 웅얼거린다.
“난 그 옆에서 노래 부르면 신나겠는데, 그나저나 시간이 없네.”
성과를 높여주는 직접 동기로
일의 즐거움, 일의 의미, 일의 성장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조직문화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와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반면에 조직문화가 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과 같은
간접 동기로 가득하다면
직원들의 성과는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닐 도쉬 와 린지 맥그리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