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의 3배?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나라 50대 남성의 자살률이다. 중년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의 3배가 넘는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중년 남성과 여성의 자살 비율이 40대 45.4명 vs 17.3명, 50대에서는 51.4명 vs 15.1명이라는 2018년도 자살현황을 소개한다. (표 2. 2018년 자살률_중앙자살예방센터)
40대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의 2.6배, 50대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의 3.4배다. 여성보다 남성의 자살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남성의 자살 방법이 여성에 비해 극단적이기도 하지만,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서의 어깨가 무겁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남성의 자살률은 40대가 되면서 급격히 늘어난다. 중년 남성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신입 때는 선배들의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느껴지는 압박감은 어떤가?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버티기란, 계란이 바위를 받치고 있는 것과 같지 않을까? 언제 깨질지 모르는 압박감은 죽음을 떠올려 볼 것이다.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중년 남성들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은 가장으로서의 삶의 무게와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말해준다. 이 불행은 대기업 직원도, 자영업자도, 공무원도 가장이라는 책임감에서 피해 갈 수 없는 것일까?
‘중년 가장들의 행복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K는 48세다. 2년 후면 50세가 된다.
요즘 부쩍 어깨와 허리가 아프다. 둘째인 딸에게 어깨를 밟아보라고 주문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었다. 어깨를 밟는 딸아이에게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오늘 하루 일과를 물으며 대화가 오간다. 딸아이의 재잘거리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K가 어렸을 적 아버지 어깨를 밟으며 불렀던 노래가 생각난다고 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과수원 길’ 노래를 부르면 아버지는
“허 허 허” 웃으시며,
한 번 더 불러보라고 주문을 했다. 아버지의 주문에 노래를 부르고 나면 어김없이 지폐 한 장을 주시며 ‘최고’를 외치셨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운전하는 트럭기사였다. 새벽부터 나가서 온종일 물건을 싣고 다니셨는데, 밤늦게 들어오시면서도 아들들에게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요즘 부쩍 수척해 보이는 남편 김준호의 모습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용종을 떼어 냈고, 갑상선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며 정기검진을 하라는 의사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술과 담배도 하지 않는데 유난히 피곤해하는 남편이 내심 걱정이다. 매일 하던 운동도 요즘은 이른 회의시간으로 못 간지 오래다.
K는 결혼 이후 15년 동안 은주에게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가장이라면 으레 참아야 한다고 말이다. 참는다고 힘듦을 모를 그녀가 아니다.
힘들다 말 못 하고 견디고 있는 그의 어깨가 유난히도 무거워 보인다. 가장의 어깨가 더 이상 무거워지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내 은주는 고민이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