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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lee Nov 23. 2020

10년 차 직장인의 재택근무 노하우

재택근무를 맞이하는 속마음, 그리고 혼자력 키우기

3월, 8월에 이어 세 번째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지난주 회사 건물에 확진자가 나와 떠들썩하더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함께 재택근무를 시행한다는 공문이 떴다. 3개 조로 나누어 일주일씩 재택 하는 형태다.

마침 나는 프로젝트 마무리되고 있던 , 이번 주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재택을 맞이하는 직장인의 심정은 복잡 미묘하다.

늦잠 자서 좋고, 지옥철을 안 타도 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순식간에 살이 찌고 일처리가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기준도 애매하다. 업무 시간에는 PC 앞에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점심에 카페에서 커피를 사 오는 것도, 저녁에 간단한 외출을 하는 것도 망설여진다. 강제는 아니지만 왠지 '재택 = 셀프 자가격리'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 나만 느끼는 걸까?

 

재택근무의 좋은 점,

잠! 최소 2시간은 더 잘 수 있다. 깜깜한 새벽, 알람에 시달리며 억지로 일어나는 것과 밝은 아침, 해를 보며 눈 뜨는 건 다르다.

지하철, 버스를 안 타도 된다. 매일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직장인으로서, 출퇴근 대중교통은 인류애를 잃는 가장 빠른 방법임을 인정한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재택 가능한 회사에 다니는 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재택 할 수 있는 환경. 무엇보다도 재택 이후 다시 출근했을 때,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 아침에 눈 뜨면 갈 곳이 있다는 소속감, 동료들과 재회하는 반가움까지.


재택근무의 나쁜 점,

업무 진행이 느려진다. 하루가 끝날 때쯤 '오늘 뭐했지? 한 게 없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종종 느낀다.

살이 찐다. 헐렁한 홈웨어를 입고 빵, 과자를 먹다 보면 순식간에 옆구리살, 엉밑살이 튀어나온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진다. '코로나 언제까지 계속될까?', 일이 많을 땐 '할 일이 태산인데 이 속도로 언제 다 하지?', 일이 없을 땐 '내가 없어도 회사는 돌아가는구나. 이대로 잘리면 어떡하지?', '회사만 믿고 있기엔 불안한데 뭘 해야 할까...', '이렇게 집순이로 살다가 영영 외톨이가 되면 어쩌지?', '가만, 이번 주말 치과 정기검진을 미뤄야 하나?' 등등.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안은 커진다.


재택근무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다. 2020년을 기점으로 혼자력은 새로운 생존 법칙이 되었다. 재택은 혼자력을 키울 기회이, 평소 시간체력핑계로 미뤄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지난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나름의 노하우생겼다.


1. 걸그룹 노래를 틀고, 모닝커피를 마신다.

나는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면 물티슈로 책상을 닦고, 커피를 내려 마신다. 업무 시작 전 마음을 가다듬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밝고 신나는 노래로 기분을 업 시키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업무 모드를 작동해야 한다.


2. 평소 진동/무음으로 해두었던 핸드폰 알람을 큰 소리로 바꾼다.

재택근무 시 핸드폰은 중요한 연락 수단이다. 사내 공지뿐만 아니라, 업무 연락의 90% 이상이 핸드폰으로 이루어진다. 동료는 애증의 대상이다. 매일 마주치기에 갈등을 겪기도, 지겨울 때도 있지만 떨어져 있으니 소식이 궁금하다. 연락이 오면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핸드폰 알림음을 최대로 키워놓는다.


3. 점심시간에 라디오를 듣는다.

을 물리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를 듣고 있으면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이수영 언니 덕분에 집에서 는 점심시간이 외롭지 않다. 언니 고마워요.


4. 체지방 관리 보조제 섭취, 스쿼트 꼭!

나는 평소 영양제 마니아다. 매일 비타민, 오메가 3, 유산균, 루테인을 챙겨 먹는다. 최근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바로 '체지방 관리 보조제'. 지난 8월 재택근무 당시, 순식간에 몸이 불어나는 걸 겪은 뒤 챙겨 먹기 시작했다. 플라시보인지 실제 효과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안 먹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틈틈이 스쿼트를 한다. 홈트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하니 10분 동안 100개를 할 수 있더라.


5. 카카오 프로젝트 100 인증

재택 기간 사람들과의 소통, 활동량이 적어져 '무의미한 하루다' 느끼기 쉽다. 하루에 적어도 한 가지는 해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게 중요한데, 나에겐 '카카오 프로젝트 100'이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100일간의 프로젝트로, 나는 1) 매일 경제/자기 발 도서 읽고 인증하기, 2) TED 강연 쉐도잉 인증하기에 참여 중이다. 평소에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빼먹었지만 재택 기간에는 시간이 많다. '읽을 책 목록'에 넣어둔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차칸양)> , <루틴의 힘(스티븐 프레스필드 외)>, <단순하게 생각하는 연습(구사나기 류슌)> 세 권을 만나볼 계획이다.

 


직장생활 10년 만에 경험하게 된 재택근무. 좋든 싫든, 변화에 적응하며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는 이 시기를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목표를 이룰 것이다. 훗날 2020년을 되돌아보며 '나는 왜 재택근무, 그 소중한 시간을 그대로 흘려보냈을까' 후회하지 않도록.

브런치 작가님들, 좋은 꿀팁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05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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