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규 Sep 06. 2020

인정? 어, 인정!

ㅇㅈ? ㅇㅇㅈ!



대게 초기 우울증 하면 '죽고 싶다'가 대표적인 생각일 것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명백히 따지자면 그렇지 않다. 당신이 '죽고 싶다'라는 생각이 이따금씩 든다면 당신의 우울증은 초기를 넘어서 이미 심각한 상태인 것이다. 당장 병원을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울은 꽤 오랫동안 나와 함께하였다. 7살 때쯤, 부모와 함께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들었다.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하늘에서 갑자기 혼자 뚝 떨어진 것 같은 느낌말이다. 그때 당시에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 그저 심심하다고 생각했다. 성인이 된 후 생각해보니 그건 외로움과 우울이었던 것 같다.



우울증은 불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상처받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자책을 하면서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공황은 다르다. 아직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바로 공황인 것이다. 거기에 그 불안감이 공포감마저 들게 한다면 공황발작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나는 불행했던 경험으로 받은 상처와 앞으로 그런 일들이 재발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바꾸려는 '노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이고, 환경에 예민하며, 남들보다 체력이 약해 긴 휴식을 가져야 하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이다. 이렇게 인정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불행한 일들이 불가항력이었으며 나에겐 아무런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느껴졌다. 왜냐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그러므로 당신에게도 자책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여태껏 열심히 노력해왔으니.








공황 발작이 일어났을 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방법을 남긴다.



1. 자신의 몸을 잘 관찰해라

자신의 심장이 쿵쾅거린다면, 심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뛰고 있는지 느껴라. 손발이 떨린다면 주먹을 쥐락펴락도 해보고 어느 손가락이 특히 떨리는지 관찰해라.



2. 거울을 보아라

타인을 관찰하는 것이 아닌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나의 안색이 어떤지 내가 공포감에 질릴 때 어떤 표정을 하는지 관찰해라



3. 음악을 들어라

가사에 집중하면 타인을 관찰하는 것을 그만둘 수 있다. 나는 눈을 감으니 한결 편했다.



4. 인정하고 잘 다독인다

생각보다 타인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러니 한숨을 쉬거나 가슴을 토닥토닥 인정해 줘라. 내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불편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아무도 모른다.



5. 책을 들고 다녀라

개인적으로 시집을 부적처럼 들고 다니며 읽고는 했는데 이 방법이 효과가 가장 좋았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게 되어, 발작이 일어나기 전 예방할 수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14년째 정신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