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형상화
어떤 공간은 사람을 가둔다. 사람을 가둘 뿐만 아니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마저 가둔다. 억제하고 핍박하고 축소시킨다. 어둡고 습한 느낌이 피부에 전달될 때, 공간은 공간으로써의 형상화를 마친다. 그렇게 공간은 사건이 자라날 튼튼한 기반이 되고 부모가 된다.
새로운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공간에 종속된다. 공간의 질감은 순식간에 불어난 강물처럼 모든 것을 휩쓸어 갈 듯 거대하다. 손바닥 크기의 공간에서 무능력함을 느끼곤 한다. 그 안에서 모든 사람이 존재를 특별함으로 포장하고 끊임없이 투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