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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현 변호사 Nov 03. 2024

여행과 일, 그리고 레몬 하이볼: 개업 후 나날들

집을 사랑하는 변호사의 개업일기


이혼조정을 위해 간 수원가정법원


갑작스레 개업을 한 이후로 너무나도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실, 한가해지고 싶은 마음에 결심한 개업이었고, 내가 담당하고 싶은 사건들 만을 맡으면서, 그간 일에 치여 지내느라 하지 못 했던 것들을 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고, 많은 보람,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회사라는 울타리를 떠나 오롯이 나를 믿고 사건을 맡겨주시는 의뢰인 분들께 감사함과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개업을 해서 좋은 점은 나를 신뢰하여 사건을 맡겨준 의뢰인들의 사건에 더욱 신경 쓸 수 있다는 거다. 원래도 책임감 있는 성격이긴 했지만, 지금은 더욱 책임감이 생겨 일요일인 지금도 모니터를 켜고 의뢰인분의 질문에 답변을 해드리고 서면을 다듬고 있다.




개업을 한 이후로 주말,주중 밤낮 할 것 없이 일을 했었고... 살짝 번아웃이 왔었다. 계속 여행을 가고 싶었으나, 늘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서면을 쓰느라 정신이 없었고, 재판이 있었고, 조사입회가 있었다.


그러다가 엄마와 급작스레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에서도 의뢰인의 전화를 받고 경찰서에 전화를 하고, 노트북을 켜고 메일을 확인했고, 사건을 수임하기도 했다.



너무 귀여운 동물농장 찐빵, 그리고 레몬 하이볼


그리고, 여행지에서 마 레몬하이볼이 마음에 들었는지 어느덧 냉장고에 레몬하이볼을 채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엄마와 가는 여행은 언제나 빡셌는데...!?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서라도 가기로 한 곳은 모두 가야 했다. 올해 들어 술을 마신 것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번 여행에서 오랜만에 마신 탓인지 다음 날까지 숙취로 고생하며 비 오는 날의 여행 일정을 소화했다.


사실 술을 1년에 5번도 채 마시지 않고, 냉장고에는 가끔 맥주가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무알콜, 제로 칼로리 맥주를 가득 채워 놓는데, 그 자리를 레몬 하이볼이 수줍게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



리솜 포레스트 해브나인 웰니스 스파



업무 관련 공부도 꾸준하게 하고 있어 그 책들을 보느라, 읽고 싶었던 책들에 손길이 닿지 않는 건 슬픈 일이다. 그러다가 집어든 책이 '바르셀로나' 관련 여행 에세이였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포트와인 한잔 홀짝여야 할 것 같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야 할 것 만 같다. 책을 읽다 말고, 비행기표를 검색해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혼자여서 좋은 점은 자유롭다는 거다.


내 여동생은 자신이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조카들을 낳은 거라면서, 사랑스러운 눈으로 조카들을 바라보면서도, 내가 언니라면 유럽 가서 두 달 동안 혼자 살다 올 것이라고, 어서 어디론가 떠나라고 부추긴다.



비오는날 의림지, 삼한시대 축조되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엄마!



나는 삼 남매 중 가장 집을 좋아한다. 여동생도 여행을 사랑하거니와 남동생은 갑자기 가족 카톡방에 "나 공항이야, 000가 "라고 불쑥 말해도 아무도 놀지 않을 정도로 여행을 애정한다. 남동생은 스페인에 가서 두 달간 살다가 오기도 하고, 갑자기 발리나 보라카이로 서핑을 하러 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현지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나는 나의 남동생이 신기하다. 물론, 내 남동생도 나를 신기해한다.


  "누나는 도대체 집에서 맨날 뭐 해?"


나도 이번 달에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보려 한다. 그리고, 혼영을 좋아하는 나는 영화표를 예매했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이 원작인 영화라! 살짝 기대하는 중이다. 일을 마치고, 훌쩍 다녀와야 겠다.


지금의 평온하고 충만한 삶이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렇다. 매 순간 나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감사하며, 충실하게 삶을 살아내야겠다 다짐한다. 그리고, 기도도 열심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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