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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ta Driven Marketer Sep 15. 2021

광고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광고대행사에도 DX가 필요할까?

Digital Transformation. 이름도 거창하다. 무언가 디지털 스러움과 동시에 트랜드포머라도 등장할 것 같은 웅장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Digital Transformation(이하 DX)을 번역하면 '디지털 전환.' 디지털이란 단어는 번역이 불가하나 '전환'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것 만으로도 무언가 조금 어색해 보이기까지 하다.


Gartner는 DX를 IT 현대화에서부터 디지털 최적화, 더 나아가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이르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생각보다 광범위한 개념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암튼, 지금 우리는 온통 DX에 대한 요구로 피곤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비자들의 삶과 미디어 환경 자체가 디지털이다 보니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 또한 디지털화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근데 변화의 속도가 무척 더디다. 왜 그럴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과거의 시행착오를 되짚어 보면서 DX를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내가 잘 아는 '광고회사'의 관점에서 이야기해보기 위해서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행착오는 바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1990년대 후반즈음 엄청난 CRM 붐이 일어났었다. 물론 CRM은 지금까지도 기업 마케팅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지만, 초창기 그 엄청난 CRM 열풍에도 불구하고 성공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CRM을 바라보는 기업의 관점과 실행력의 부족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Microsoft Dynamics CRM의 Interface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CRM을 '솔루션'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많았다. 즉, CRM 솔루션을 도입하기만 하면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자동화 되고, 고객관계관리는 손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것이다. 각 기업들은 거액의 외산 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CRM 솔루션들을 앞다투어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CRM 시대의 개막을 알렸지만 정작 CRM을 제대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활용한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수십여 년 전 CRM 도입 붐을 언급한 이유는 지금의 DX 열풍이 단지 관련 IT 솔루션 도입으로 해결될 거라 기대하는 기업이나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CRM은 주로 마케팅 활동에 관련된 것인 반면 DX는 기업 전체와 관련되어 있다. DX는 소비자의 삶과 미디어 환경 전체가 아날로그적인 방식에서 디지털한 방식으로 변화된 것처럼 지금까지의 모든 기업 활동을 디지털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거니와 기업의 철학과 비전, 일하는 방식과 문화, 기업의 존재 이유까지도 철저하게 디지털 환경에 맞게 변화되어야 하는 엄청난 미션이다.



DX라 하면 사실 너무 큰 개념인지라 잘 와닿지가 않는다. 왠지 플랫포옴 기업이나 첨단 테크놀러지를 다루는 기업들이나 고려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도대체 DX 어떤 기업에 필요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도 막막하다. 그도 그럴 것이 밖에서는 DX, DX 하는데 내부에는 DX 전문가도 없거니와 외부에서 DX 전문가를 영입한다고 쉽게 해결될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DX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문득 '기존의 일하던 방식에서 디지털한 방식으로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내게 익숙한 조직인 광고대행사의 DX에 대해 설명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조금 오래된 광고인 중 하나인 내가 DX 성공의 기준을 정해본들 별로 영향력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McKinsey&Company가 제시한 The keys to a ssuccessful digital transformation(2018)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핵심 DX 성공 요소를 가지고 광고대행사에서 경험했던 본인의 경험을 얹어 해석 및 상상해보려고 한다. 맥킨지는 2018년 다양한 회사와 직능에 근무하는 사람들 중 DX에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서베이를 진행했고 DX 성공요소 총 21가지를 도출했으며 그중 핵심이 되는 다섯 가지를 아래와 같이 요약하고 있다.


1. Having the right, digital-savvy leaders in place

2. Building capabilities for the workforce of the future

3. Empowering people to work in new ways

4. Giving day-to-day tools a digital upgrade

5. Communicating frequently via traditional and digital methods




1. 디지털 경험이 풍부한 리더의 필요성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탑 매니지먼트의 commitment와 empowering이 매우 중요하다. 멋진 신년인사와 대외 PR용 DX 선언만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CEO를 비롯한 핵심 리더들이 각자 맡은 영역 안에서의 DX 실현을 위해 직접 행동하고 변화를 리드해야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맥킨지의 조사에서도 디지털 경험이 풍부한 탑 매니지먼트 리더가 있을 때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답변한 비율이 70%를 넘었다고 한다.


초기 DX 성공사례로 빈번히 소개되는 전) Burberry의 CEO Angela Ahrendts는 리더가 DX의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A. Ahrendts는 Fully Digital한 회사로 변신할 것을 선언하고 회사를 Social Enterprise로 성장시킬 것을 공언했다. 특히, 내부 공중인 직원들 및 주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직접 소통하면서 구성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 다소 오래된 자료이지만 참고가 될만하여 Burberry의 DX Case Study Download


또한, DX를 위한 전담 CDO 및 팀의 필요성이다. 대개의 조직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각 팀에서 우수 자원을 뽑아 한시적으로 TFT를 운용한다. 그리고 그들이 정리한 내용을 전사 공유한 뒤 현업 팀에서 적용하도록 가이드를 제시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사적 DX 미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DX의 성공이 그들의 KPI인 전담 조직의 필요하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간 많은 광고회사들이 디지털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컨설팅도 받고, TFT도 만들어 운용해왔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전담 조직을 적극적으로 운용한 경우는 드물었다. 필자도 여러 TFT에 참여해봤지만 보고서 작성을 끝으로 현업으로 되돌아 갔고, 실행이라는 가장 중요한 미션은 현업 팀의 몫 넘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변화는 누구에게나 불편하다. 기존의 조직, 기존의 방식으로부터 변화하려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스스로 감수하도록 내버려둔다면 다시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DX 자체가 자신과 조직의 핵심 업무이며, 기업 전체에서 그 목표가 달성되고 안정화될 때까지 그 일만을 전담하는 부서와 인력이 있을 경우 DX의 성공율은 높아진다고 한다. 



2. 디지털 인재 영입 및 역량 강화


DX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를 이끌어갈 리더의 존재만큼이나 실제 DX를 실행할 인재 양성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우선 임직원들이 새롭게 변화한 조직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규정해야한다. 또한 기존의 방식과 디지털한 방식으로 일하는 데 있어서의 간극을 줄이는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은 기존의 방식에 대한 경험뿐만 아니라 변화될 디지털 방식에 대한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기존의 조직과 새로운 조직간의 간극을 적절히 중재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예전 광고회사의 Digitizing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에 대한 대화를 하던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변화될 조직에 자신의 책상과 자리가 있는지의 여부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뼈 때리는 소리였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역할과 책임은 너무도 친숙하고 안정적인데, 변화될 조직에서 자신의 자리와 역할이 애매하다면 그 불확실성에 대한 반작용으로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기제가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Gresham's law)이 떠오른다. 전통적인 방식을 '악'으로, 디지털한 방식을 '양'으로 비유해 전통적 방식을 깎아 내리려는게 아니다. 변화하지 않으려는 쪽과 변화하려는 쪽을 구분하기 위해 비유해본다면 익숙한 기존의 방식이 새롭게 변화된 방식을 구축하는(drives out)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소속했던 회사에서 별도의 디지털 조직을 양성한 뒤,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자 디지털 전문 인력들을 보다 공격적으로 현업 팀에 분산 배치시킨 적이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현업 팀에 배치된 디지털 전문인력들은 한 마디로 현업에서 결정한 일에 따라 잔일 치레나 하는 자원으로 전락하면서 전체적인 경쟁력과 변화의 동력을 상실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게 디지털 인재 양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이다. 기존의 사람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자신의 자리가 보장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게 만들려면, 변화된 조직과 일의 방식이 Main Stream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멤버들을 교육시켜 변화하도록 기다리는 데는 너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변화된 방식에 익숙한 새로운 피를 적극적으로 수혈해서 변화된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기존의 방식에 약간의 새로운 방식을 가미하거나 전문가 몇 명을 영입하는 수준에서 전체적인 변화를 기대한다면 지나친 욕심이다. 아예 새로운 생각과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의 영입 즉, DX 방식의 프로세스가 대세가 되도록 적극적이고 대대적으로 관련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디지털 세대의 자연스러운 영입 또한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는 있어도 기존의 조직을 바꾸기엔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작다. 광고대행사에도 데이터를 이해하며 이를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전략과 크리에이티브를 풀어낼 수 있는 숙련된 디지털 전문가의 적극적인 영입은 새로운 방식이 기존의 방식을 구축하도록 도울 것이다.



3.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도록 적극적인 독려 필요


결국 DX의 성공은 선언이나 이해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공감하고 행동에 옮겨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 맥킨지 리포트에서도 두 가지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프로세스를 계속 수행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일단 직접 일해보도록 해야한다. 기존의 일과 디지털 방식의 일이 계속 구분되는 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광고대행사 조직은 직능별로 나누어져 있고,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관련 팀이 합류해서 해당 직무를 수행한다.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가 이렇다 보니 어느 정도 정해진 일을 해결하고 다음 직능에 넘기는 시계열적, 선형적, 일방향적 구조로 일하게 된다.


맥킨지의 리포트에 따르면 디지털 협업 문화의 이슈가 DX의 큰 걸림돌이라 지적한다. 그 중 핵심은 세 가지로 정리되는데 1) 기능적, 조직적 사일로(silo)이다. 전형적인 광고대행사의 이슈인데 직능간 정해진 선을 넘는 것을 극도로 불편해하기에 서로 알아서 조심한다. 2)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다.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을 때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감수하기 부담스러워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준비한 경쟁PT에서 지거나, 광고 시안이 거부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모든 게 책임은 새로운 시도 때문인 것으로 결론나기 쉽다. 3) 고객에 대한 일관된 관점(a single view of the customer) 형성의 어려움이다. 1차 고객인 광고주에 대한 입장이 다르고, 최종 고객인 소비자에 대한 해석도 다른 경우가 많다. 또한 기획자들은 광고주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고, 크리에이터들은 만들어질 최종결과물인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에 정답이 있을까? 전통적인 광고 캠페인의 경우 준비한 캠페인이 런칭되면 끝이었지만, 디지털 캠페인은 런칭되는 순간이 시작이다.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모니터링 하고 시시 각각 광고 효율에 따라 광고 소재와 미디어 전략을 최적화해야 한다. 귀찮고 고단한 일이지만 캠페인에 관련된 모든 멤버들이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소비자 반응과 광고 효과에 따라 유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협업하는 방식은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인 업무 프로세스이다.


둘째, 구성원들 스스로가 자신이 하는 일과 방식에서 변화된 방식에 대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보도록 하는 것이다. 광고인은 기획이나 제작 구분없이 Ego와 개성이 상당히 강한 사람들이다. 이게 경쟁력이 되기도 하지만 종종 협업이나 변화의 걸림돌이 된다. 트렌드의 변화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민감하고 잘 아는 사람들이지만 자신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방어적이다. 특히나 누군가가 시켜서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더...

DX 전담 팀이나 전문가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 제시하기 전에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 스스로 DX 적용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직접 생각해보고 아이디어를 내서 도입해보도록 독려하는 것이 DX 성공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기획자나 크리에이터가 직접 다양한 Tool을 활용해 SNS 상에서 브랜드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Hash Tag(#)를 검색해보거나 Sentiment 분석 툴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태도와 감정을 직접 파악해보는 건 어떨까? 서베이나 FGI에만 의존하기보다는 Word Cloud를 통해 브랜드 연상(brand association)들을 파악해보거나 Zoom을 통해서 직접 타겟 소비자들의 솔직한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건 어떨까? DX라고 해서 반드시 거창하고 자동화된 솔루션을 구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4. 일상적인 업무에 디지털 툴을 도입


성공적인 DX를 위해서는 일상 업무에 디지털 툴이나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아예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할 필요도 있지만, 기존에 일하던 방식을 디지털한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 만으로도 업무 효율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다.


첫째, 디지털 툴을 활용해 정보에 대한 전사적 접근성을 높이는 것 만으로도 DX 성공율은 '두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광고대행사는 직능별로 파편화되고 선형적인 방식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중요한 정보들이 지나치게 선별되고 여러 단계를 거쳐 협업부서에 뒤늦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제한된 시간 안에 경쟁 PT를 하는 경우에는 단 하루의 정보 격차나, 잘못 선별된 정보에 따라 엉뚱한 방향으로 아이디에이션을 하게 되는 등 이른바 '삽질'을 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새롭게 파악된 정보들을 함께 준비하는 모든 부서 멤버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다면 이런 비효율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디지털 셀프 서빙 기술(digital self-serving technology)의 활용이다. 표현이 다소 어려운 감이 있는데, 예를 들면 기업 홈페이지에서 소비자들의 질문이나 대응을 AI 챗봇 등을 활용해 자동화함으로써 인적 리소스 투입을 최소화하는 기술 등을 말한다. 광고 캠페인을 준비하면서도 개인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툴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사실 광고대행사에 적용하기 다소 애매하지만 굳이 적용해본다면 전략 인사이트 도출 시 제 3기관의 리포트나 웹서핑, 소집단 서베이나 FGI 등 기존의 방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DMP를 활용해 인구통계적으로 정의된 타겟 그룹의 특성을 조금 더 세분화 하고 다양한 Frame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다. 거주지 별로, 소득별로 재분류해본다던가, 관심사 위주로 페르소나(Persona)를 분류해본다던가 다양한 Filter를 가지고 타겟 소비자들을 들여다보면 분명히 기존의 방식으로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기존에 일하던 방식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보는 것이다. 기획 > 제작 > 미디어/디지털/프로모션 등 시계열적으로 일하는 건 광고대행사의 오래되고 구조적인 이슈이다. 이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일할 수는 없을까? 디지털에 익숙한 벤처기업 등에서는 Slack이나 Jandi 같은 국내외 협업 툴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어쩌면 처음 도입할 때는 매우 번거롭고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함께 캠페인을 준비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협업 툴을 통해 실시간 자료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고, 미디어나 프로모션 실행팀의 아이디어가 거꾸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급하게 파악된 경쟁사나 광고주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고 반영될 수 있다면 업무 효율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PT 준비에 2주가 주어졌는데, 제작 입장에서는 기획이 리서치하고 전략 방향 잡는데 앞의 1주일 기다리고, 아이디에이션과 시안 제작을 각각 며칠 내에 해내야 하는 일들이 상당부분 개선되리라 생각한다.


사실 이미 우리는 2년 가까지 지속되는 COVID-19로 이미 다양한 디지털 툴을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COVID-19 이전에는 재택근무는 모두 실행하기 불가능한 일이라 믿었으며, 화상으로 일한다는 건 먼 훗날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고 편한 일이 되어 버렸다.


실제 조사 결과를 봐도 COVID-19은 우리의 생활과 일하는 방식을 엄청나게 변화시키며 DX를 리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IBM Insitute for Business Value의 조사에 따르면 COVID-19이 기업의 DX 추진의 속도를 약 60%가량 가속화하고 있다고 한다.



5. 기존 및 디지털 방식으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은 DX 추진 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첫째, 조직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한다.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가려고 하며, 왜 변화가 필요하고, 왜 변화가 중요한지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변화는 무언가를 잃게되는 것이 아니다. 개인과 조직에 주어지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정확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은 DX의 필요성에 대한 내부적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둘째, 리더들이 직접 조직에 변화의 시급성을 올바르게 전하고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핵심 리더들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DX 비전을 전달하되 직접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되, 대면 방식보다는 새로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자주 대화하고 설득 할 경우 DX 성공 가능성은 3배 이상 증대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경영진들이 변화와 혁신을 선언만 하고 일방적으로 실행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영진들이 직접 변화된 방식을 활용하고 솔선수범 할 경우 조직에는 억지로라도 동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또한 경영진들이 직접 참여한다면 새로운 방식으로인해 발생 가능한 문제점들이나 실무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DX 실행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광고대행사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경영진들은 뒷짐지고 앉아 있다가 PT 직전에 리뷰를 하는 역할만 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진이 프로젝트의 초기부터 새롭고 디지털한 방식으로 직접 실무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새로운 방식이 더 효율적임을 직접 리드하며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실무자들은 피곤해지겠지만 말이다.




사실 이번 글은 McKinsey의 리포트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DX 성공의 핵심 요소를 가지고 광고대행사의 상황에 빗대어 상상해본 것에 불과하다. 다들 말이 쉽지 실행이 쉽냐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리더의 강력한 의지와 DX의 성공이 KPI인 전담 조직, 구성원들의 열린 마음과 적용 실패에 대한 부담을 제거해주어야 한다. 경영진들은 DX의 필요성에 대한 변화 스토리를 조직원들에게 정확하게 이해시켜야 하며, 올바른 방법으로 자주 그리고 디지털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성원들에게도 익숙했던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 버티기 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 분명 업무 효율성에 도움을 줄거라는 기대가 필요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보고, 스스로 아이디어를 낼 때 DX의 성공은 가까워질 것이다.


규모가 큰 대기업 계열 종합 광고대행사들의 경우 인터넷이 상용화된 20세기 말부터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DNA를 내재화 하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다. 외부 전문가도 영입해보고, 영역별로 잘나가는 회사들을 인수하기도 했지만 성공적으로 전체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낸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들여 뽑아온 디지털 전문가들은 기존 대행사 조직의 주류가 되지 못했다. 기존 조직은 디지털 조직을 그저 'Step 부서'로 표현하며 보이지 않는 방어벽을 치곤했다. 야심차게 인수한 회사들은 종합광고대행사의 주류 그리고 그들의 갑인 광고주가 일하던 기존의 방식을 강요당하다가 자포자기 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아왔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결론적으로 역시나 광고대행사의 DX 역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변화를 위한 작은 방법이라도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성공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가야하지 않을까? McKisey가 제시한 다섯 가지 DX 성공의 핵심 요소는 이미 DX의 과정을 겪어본 전세계 기업인들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제시한 것이므로 광고대행사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우리나라의 광고 산업을 이끌어 가는 많은 광고대행사들이 DX 성공해서 디지털한 세상에서 기업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데이터와 DX만 있으면 모든게 다 해결될거라는 맹신은 금물이다. 변화에 있어 사람이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결국, 사람에게 답이 있다.



< 참조 >

McKinsey Report : https://www.mckinsey.com/business-functions/organization/our-insights/unlocking-success-in-digital-transformations

Gatenr : https://www.gartner.com/en/information-technology/glossary/digital-transformation


* Contact : dfn_biz@igawor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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