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해수욕장 - F1963
날이 좋다. 아직은 덜 추운 가을. 우리는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간다. 우리 집에서 차로 20분이 안 걸리는 광안리는 자주 찾던 곳이었다. 바람이 불어서 피하고 많은 인파에 치여서 자주 가지 못했다. 사실 시우가 모래에서 장난을 치고 싶어 해서 해수욕장은 피하는 편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수영구청, 광안리 공영주차장, 민락더마켓등에 주차를 하는 편이다.
새우깡 한 봉지면 충분하다. 광안리를 노니는 갈매기의 대다수를 소환할 수 있다. 처음엔 시우가 무서워서 내가 대부분 먹이를 줬지만, 지금은 먼저 던져 준다. 아들이 무언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극복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점점 성장하는 아들.
이렇게 해맑게 뛰어다닐 때마다 아빠는 뿌듯함을 느낀다.
해수욕장을 나와서 우리가 향한 곳은 F1963이다. 광안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고 중고서점이 있어서 올 때마다 아들의 장난감과 책들을 사준다. 그리고 수제맥주집이 있는데 파스타와 윙봉 맛이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음식도 빨리 나온다. 둘째 지우가 태어나고 나서 우리는 챙겨야 할 짐과 고려해야 할 것들이 늘었다. 하지만 우리의 외출의 빈도는 줄지 않았다. 함께하는 즐거움이 크니까.
식사를 마친뒤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 작가전을 보았다. 온전히 동물을 좋아하는 시우를 위한 핑계로 본거지만 실상은 내가 보고 싶어서 들어간 것이다. 나는 전시회를 즐겨 보는 편이고 티켓값을 지불하는데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사진전은 티켓값이 아까웠다. 한 사람당 18000원의 입장료를 주고 볼정도는 아닌 것 같다. 시간이 남아도는데 어쩔 수 없이 돈을 써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 정도는 볼 가치가 있다. 영국국립자연사박물관특별전이자 글로벌 순회에 세계최대 600평 규모라고 해서 기대가 컸나 보다. 체험 공간도, 그렇다고 경각심을 주는 교훈도, 이벤트도 부족했던 무미건조한 전시회.
아들의 예쁜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좋긴 했다. 그거면 충분 하지.
오늘의 산책
광안리 해수욕장 - F1963 -Yes24중고서점 -프라하 993(식사) - 야생동물사진작가전
P.S - 나갈 때마다 아빠가 더 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