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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 - 임재범

꼰대가 사라진 지금

by 박경국 Jan 23. 2025


올 것이 왔다.

그 이름도 찬란한 ‘고해’.


고해성사의 줄임말이자 80,90년 생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임재범의 명곡이다. 임재범이 부른 노래는 장르가 된다. AI가 부른 노래들은 하나같이 멋진 곡이 된다. 그의 음색은 어떠한 노래도 멋들어지게 한다.


https://youtu.be/Fksv08A3-dE?si=Haw693W4C6skQgZB

하입보이도 소화하는 그


 이제는 뉴진스의 하입보이가 생각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임재범의 목소리와 감성은 모든 것을 그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지금도 고해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다른 가수의 노래들을 들으며 글을 쓰기도 하지만 임재범의 노래는 잘 듣지 않는다. 노래를 듣다가 멍하니 앉아있게 되고 나도 모르게 그의 노래에 빠져서 글을 쓰는 것도 잊는다. 고해는 남자를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가사의 앞뒤가 맞지 않고 그녀를 절대자로 치환하면 오히려 CCM이 되기도 하지만, 나는 사랑만을 생각한다. 밀레니엄시대에선 피를 흘리고 신에게 용서를 빌어야 사랑이 시작되니까.


https://brunch.co.kr/@colloky/337


 노래방을 가면 매번 부르는 노래들이 있다. 노래방 인기곡의 순위는 바뀌더라도 이 곡들은 항상 순위 안에서 살아 숨 쉰다. 응급실, 삭제, 고해, 소주 한잔, 너를 위해 등. 남자들은 세대를 초월해서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 노래방에서 사랑과 이별, 순정을 목청껏 쏟아낸다.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회식의 끝이 노래방인 이유는, 무리를 하나로 묶기 때문이다. 꼰대들이 회식 때마다 노래방을 찾는 이유가 있다.


 이야기가 틀어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꼰대가 사라져 버렸다. 잔소리를 하는 사람도 없어지고 우리의 잘잘못을 지적하는 어른들도, 참견꾼도 없다. 이제는 나와 너만 있고 그 사이에는 서비스만 존재한다. 서로의 예의는 개인을 지키기 위해 서비스의 개념으로 존재할 뿐이다. 내가 나이를 먹고 꼰대의 위치가 되어서일까? 잔소리를 하고 자신만의 개똥철학을 읊어대던 아저씨들이 없어졌다. 꼰대들은 그들이 겪은 일련의 경험을 전수해 주기 위해 그들이 겪어온 삶과 지금의 우리를 비교하며 괴롭힌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와 행동이 구식이고 듣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면서까지 잔소리를 하며 알려주는 이유가 뭘까? 잔소리도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들은 애정을 가지고 자신이 겪었던 그 경험들을 다음세대에 전수해 준다. 나 같은 겁쟁이는 꼰대가 될 수 없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 꼰대가 될 수 있다.


 갑자기 꼰대 예찬론을 펼치긴 했지만, 오늘밤은 고해랑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20살에도, 30살에도, 40살에도, 아마도 50살에도,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르겠지?


고해

제게 있어 그녀는

단 하나의 길임을 용서하소서


제게 있어 그녀는 아침이며

제게 있어 그녀는 생명임을 용서하소서


제 자리가 아님을 알며

감히 그녀를 탐함을 용서하시고

그래도 후회하지 않음을 용서하소서


이건 제 뜻이 아니었으나

오히려 감사함을 용서하시고

또 용서하소서


당신이 가르친 그 사랑을

그녀 앞에 제가 놓게 하시고


사람의 절망과 허무는 제게 버려

그녀 앞엔 아름다움만 있게 하소서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감히 제가 감히 그녀를 사랑합니다

조용히 나조차 나조차도 모르게

잊은 척 살아간다는 건 살아도 죽은 겁니다


세상의 비난도 미쳐 보일 모습도

모두 다 알지만

그게 두렵지만 사랑합니다


어디에 있나요

제 얘기 정말 들리시나요

그럼 피 흘리는

가엾은 제 사랑을 알고 계신가요

용서해 주세요

벌하신다면 저 받을게요

허나 그녀만은

제게 그녀 하나만 허락해 주소서


Now, lead me,

Jesus only.

Do you know

what I mean?

Yes, I need him,

Jesus only.

God, I know

what I need!

Now, lead me,

(Jesus!)

Jesus only.

(I want it!)

Do you know

what I mean?

Yes, I need him,

(She should be a lovely angel)

Jesus only.

God, I know

what I need!

(from the heaven! Please follow us!)

어디에 있나요

제 얘기 정말 들리시나요

그럼 피 흘리는

가엾은 제 사랑을 알고 계신가요

용서해 주세요

벌하신다면 저 받을게요

허나 그녀만은

제게 그녀 하나만 허락해 주소서


어디에 있나요

제 얘기 정말 들리시나요

그럼 피 흘리는

가엾은 제 사랑을 알고 계신가요

용서해 주세요

벌하신다면 저 받을게요

허나 그녀만은

제게 그녀 하나만 허락해 주소서


p.s - holy 해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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