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수 Aug 02. 2024

꿈 내뱉기

1분 동화

체리는 천장에 붙은 별을 진짜 별이라 믿었다.

사실 그건 형광 별 스티커였다. 창문이 없는 우리 방엔 밤이든 낮이든 불만 끄면 별이 떴다.


우리는 밤마다 꿈 내뱉기 놀이를 한다. 처음엔 쉽다. 꿈에 대해 한두 개 얘기하는 것쯤이야. 그러나 주고받는 꿈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깨달을 것이다. 점점 말할 꿈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스물다섯 번 정도 꿈을 주고받으니 슬슬 잠이 눈이 반쯤 감겼다. 그러나 체리는 여전히 별을 바라봤다. 체리의 마음에는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는 꿈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건 내가 잠들기 직전에 들은 이야기다.   

"이 방에서 나가도 밤낮으로 뜨는 별이 있으면 좋겠어."


체리도 사실 알고 있었던거다.


오늘 꿈 내뱉기도 체리가 이겼다.


작가의 이전글 걱정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