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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 Apr 07. 2022

신문배달, 지금은 로켓프레시.

모두가 잠든 시간

내가 어린 시절에 "빡센" 아르바이트의 대명사는 신문배달이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새벽 서너 부터 신문을 돌렸다는 경험은 엄청난 것이었다.      


하루는 새벽 수영을 가면서, 몇 번 우리 동네 쿠팡 맨을 마주친 적이 있다. 그게 새벽 5시 반 무렵이었는데, 헤벌레 열어재껴져 있는 쿠팡 컨테이너 트럭 안에는 택배가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오늘치 새벽 배송이 거의 끝난 모양이었다.     


내가 만난 쿠팡 맨은 건장해 보이지는 않았고 몹시 평범한 체격이었다. 젊은, 아니 그보다 어리다고 해야 할 남성이었다.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그만의 정체성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잠시 스친 그 찰나에도 내 또래 같지는 않아보다. 못해도 10년은 훌쩍 더 어려 보였던 것이다.     

 

그의 속사정을 알 길은 없지만, 2022년 3월 새벽에 어린 나이의 그가 다른 집 살림을 배달하는 건.. 그에게 어떤 절실함일까. 생계일까, 배움일까, 경험일까, 무엇일까?


어디선가 쿠팡 배송기사의 일이 몹시 고되지만, 벌이가 괜찮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시시각각 오르내리는 주식의 호가처럼, 돈벌이도 참 버라이어티 한 요즘, 저 사람이 새벽 배송을 돈벌이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투잡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어린 저 어깨에 어떤 삶의 무게가 실려 있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야심을 품고 사는 것일까.      


과거에는 신문만 배달되던 이 새벽, 이제는 배달되는 물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척이나 편리해졌고 무척 혹독해졌다. 지금의 시대는 그렇다.


앞으로의 시대는 더.. 어떠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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