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 압사한 매미를
얼핏한 각도로 지나친다
여름의 소리는 끝없이 이어진다
자전거탈 때는 노면을 잘 봐야 해
오빠가 처음 로드를 알려줄 때 당부한 말인데,
조그만 콩알벌레의 횡단이
순간 눈에 밟혔다
피하려다가 제대로 한 소리 들었다
파삭-!
작은 부서짐이 앞바퀴에 남는다
털로 덮인 귀여운 생명체의 산책길에 잠시 합류한다
경쾌한 발걸음과 맑은 웃음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마포대교와 원효대교를 잇는
푸른 나무길을 제일 좋아해
시작과 끝에는 모두 그 길이 있다
오롯이 나의 속도로 달리는
푸르른 길 위에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