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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윤 Oct 13. 2023

함부로 조언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

왜 다들 안 된다고 했는지 알았다.

너 절대 안 돼. 니가 지금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다고. 돈 버는 게 어디 쉬운 줄 아니?


내가 25살에 처음으로 '대학병원 퇴사'라는 결정과 함께 인생의 노선을 바꾸기로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열이면 열 '실패와 어려움'을 논했다.


젊음의 패기로 당당히 개척자인양 굴었지만 사실 그 당시에는 정말로 내가 무언가 잘못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르니까. 그래도 좀 더 살아본 사람들이 맞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당시 내가 있던 환경에서 쉽게 조언(?) 받았던 이유를 4가지로 나누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1) 내가 있었던 환경에서는 대부분 비슷한 인생을 살아간다. 즉, 그것이 당연한 통념이었으며 '연차/나이 = 경험'에 거의 수렴했다.

2) 그러므로 나의 도전이 정말로 실패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개척하는 삶을 경험한 적도,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3) 설사 내가 성공한다고 하여도, 그들의 통념을 깨부수는 일이 된다. 그건 그리 유쾌하지 않을 것.


여기까지는 환경을 바꾸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된 것들이었다.


4) 또한 말 한 마디의 무게가 가벼운 환경이었다.


최근 깨달음을 얻은 건 이 4번의 내용이다.



그걸 알게 된 계기가 있다.


점점 나에게 '안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가 잘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건 아닐 것이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모르는 것들은 훨씬 많아진다.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나는 점점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환경에 스스로를 밀어넣게 되었다.


고로, 나는 점점 더 초심자의 입장이 되어갔다. 누가 봐도 절대 아무 것도 손을 댈 필요가 없을만큼 '잘' 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아무도 나에게 먼저 가르침을 주려 하지 않았다.



조언의 무게


내가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체로 어느 분야든 '성공의 궤도'에 오른 사람들은 영향력이 크다. 업계의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대상이며 또한 주목하고 있다. 결국 말 한 마디, 걸음 한 걸음이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애초에 개입하는 리스크를 만들 이유가 없다.


이건 비단 비판일 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칭찬의 경우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엄청나다. 최근 잘 나가는 사업가의 칭찬 한 마디에 자의식 과잉이 되어 그것만 인생의 업적인 양 떠들고 다니는 사람을 봤다.


그만큼 조언의 자격은 그 무게와 비례한다.


= 조언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함부로 조언하지 않는다.

= 함부로 조언하는 사람은..


게다가 굳이 먼저 입을 떼지 않아도, 수많은 이들이 성공자의 조언을 듣기 위해 찾아온다. 구태여 도움을 청하지도 않은 타인의 일에 감놔라 배놔라 할 여유가 있을까?


앞서간 사람들의 한 마디는 뒤따르는 누군가의 시간과 노력을 엄청나게 아낄 수 있다. 이들도 그걸 안다. 그렇기에 되도록이면 그 가치를 알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나누고 싶을테다.



값진 조언을 듣기 위해


조언의 무게를 아는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정중히 조언을 청한다. 그리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건 되지 않았건 감사의 표시를 잊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절대 안 된다.' 혹은 '절대 된다.'와 같은 확신의 표현은 지양한다. 항상 참고만 하라고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맞다. 선택은 언제나 내 몫이다.


새로운 영역에서 한계를 넘어 성장하기 위해서는, 또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언 듣기는 필수불가결하다. '해야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상 고민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얻고자 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비단 물질적인 것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패의 경험이 많을 수도 있고 정서적인 지지가 강점인 사람도 있다. 혹은 경계심이나 방어기제없이 온전히 상대방의 성공담을 들어주는 것 역시 능력이다.


누군가는 너무 계산적으로 인간관계를 쌓는 게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이건 관점의 차이이다. 내 시간도 타인의 시간도 모두 소중하기에, 기왕이면 단리가 아닌 복리의 인연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 뿐이다.


이미 성인이 되었고 사회에 나온 이상,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그런 관계는 결국 오래 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나눌 수 있는 가치가 있고 또한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같아야 오래가는, 더 깊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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