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력 시리즈 5편 - 공부역량 6요소 (4)
6. 자기공부 객관화능력
자기공부 객관화능력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메타인지 능력이다.
메타인지 능력은 쉽게 말해 “생각에 대한 생각”, 스스로 반성하고 객관화 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이는 곧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 지를 먼저 깨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고 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지성사의 대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이 바로 메타인지 능력인 것이다. 따라서 메타인지는 우리에게 전혀 새로울 것도 없고, 몰라서도 안되는 개념이다. 하지만 공부과정에서 메타인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학생들의 수는 비율은 매우 적다. 실제로 공부코치들을 선발하기 위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학생들을 여럿 면접 보면서 크게 두 부류를 나눠본다면 메타인지 능력이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로 구분된다. 다시 말해 최상위권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 중에도 메타인지 능력이 잘 발달되지 않은 학생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꼭 자기공부를 객관화하는 능력이 꼭 필요한 것일까? 당연히 그렇다. 자기공부를 객관화시켜 본다는 것은 자신의 약점을 파악한다는 것인데,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 만큼 중요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 객관화 능력이야 말로 최상위권 학생과 상위권 학생을 구분짓는 결정적 차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현서는 모든 과목이 1등급으로 매우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수학 성적 만큼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3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다니는 수학학원 선생님 조차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일반고에서 수학성적이 이처럼 낮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본인에게는 얼마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웠을까! 실제로 수학이 싫어지다 못해 자신은 수학을 원래 못하는 머리로 태어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단순한 넋두리가 아니라 진지한 고민이었기에 더더욱 안타까웠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문제는 원인이 비교적 쉽게 발견되었다. 이 수학의 고질병을 함께 풀어 나가고 있던 공부코치가 그 이유를 찾아낸 것이다. 평소 수학 공부 시간을 크게 늘려 열심히 투자하고 있었음에도 틀렸던 문제에서 활용된 개념이 그대로 적용된 다른 유형의 문제를 바로 눈 앞에서 풀게 하니 복습도 하고, 해설도 완벽히 이해했다고 말하기에는 턱없이 개념 이해도가 낮았고, 결국 변형 문제를 전혀 풀지 못했던 것이다. 현서는 결국 수학 문제를 외워서 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공부코치가 눈 앞에서 이 상황을 직접 보여줄 때까지 자신의 문제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본인도, 수학선생님도, 이과 출신이셨던 엄마도 그 누구도 모른 채 수학에 묻지마식 시간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무엇을 아는가에 집중하는 공부 보다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에 집중하는 공부는 그 효과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고 효율적이다. 공부 노력을 투입하는 양에 비해 성과로 직접 반영되는 성취의 속도 역시 매우 빠르다. 즉, 공부에 탄력이 붇기 시작하고 드디어 값진 열매를 맛보기 시작하는 단계로 올라선 것이다. 이 단계에 올라선 학생은 이제 자기 공부의 계획과 실행, 평가까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한 것이며, 그 숙련도에 따라 최상위 상태인 공부 몰입에 들어가거나 공부 몰입 상태를 지속시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부 역량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