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올프체스키 Dec 30. 2021

개그맨들의 음반, 그 마이너했던 싸이 감성도 좋았다.

도토리 페스티벌에 좀 껴줬었음 좋았을걸...

이젠 <놀면 뭐하니>의 대표적인 포맷이 된 옛날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 '싹쓰리'로 소환된 여름 댄스, 2000년대 보컬 그룹의 추억을 소환한 'MSG 워너비'에 이어 이번에는 전국민이 미쳐있던 시절. 금단의 '싸이월드 감성'을 꺼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블랙아이드필승의 노래는 너무나도 작정하고 카피한 느낌이라 관심이 푹 꺼져서 싸이월드 감성을 너무 사랑하지만 멀리하게 되었는데요... '싸이감성'은 단순히 노래로는 소환하기엔 힘든 그 시절만의 톤앤매너가 있기에 노래 하나로 추억을 되살리겠다는 건 너무 큰 오만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 생각은 이정도만 해두고 어쨌든 다시 방송을 통해 '싸이감성'이 그 시절 청춘을 살아온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다시 건드리고 있습니다. 겨울과도 참 잘 어울리죠. 저는 이번 도토리 페스티벌을 통해서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로 혹시라도 언급 정도라도 있지 않을까 했던 그룹이 있었습니다.


왠지 모를 아이돌 느낌을 느낄 수 있었던 개그맨 가수

<너만 볼래>, <사랑해요> 그리고 <사랑이 그렇게 쉬워> 등 은근 성공적인 히트곡을 보유한 '나몰라패밀리'도 싸이월드 BGM의 숨은 강자였습니다. 2006년 첫 싱글 앨범 [NAMOLLA]를 발매했을 때만 해도 단순히 웃.찾.사의 인기에 힘입어 행사를 노린 앨범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다음 해인 2007년 첫 번째 앨범 [사랑해요]를 발표했습니다.


타이틀곡 <사랑해요>는 당시 잘 먹혔던 피처링을 중심에 둔 곡이었는데요.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로 지금 들어도 듣기 좋은 노래이기도 합니다. 나름 싸이월드를 통해 좋은 반응을 보이자 2008년엔 다시 한 번 태인이 피처링한 <너만 볼래>를 발매했습니다. 근데 이게 또 잘 먹혔어요. 부드러운 랩과 감미로운 보컬이 BGM에 쓰기에 딱인 느낌이었는지 싸이월드에서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앨범 커버 감성도 넘나 좋은거 :)

단순히 행사용 이벤트성 앨범이 목적인 것이 컸지만, 이어진 좋은 반응에 힘입어 그해 참 많은 싱글을 발표하면서 <사랑이 그렇게 쉬워>라는 노래는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그것도 3주 연속) 엄청난 성과를 이뤘습니다. 게다가 당시 경쟁자가 빅뱅과 이효리...


나몰라패밀리를 이번 도토리 페스티벌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 건 바로 이런 역사(?)와 싸이월드 BGM의 힘으로 사랑 받았던 히트곡들이 있었기 때문이니 그저 막연한 기대였다고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나몰라패밀리의 앨범 [사랑해요]에 수록된 타이틀곡 <사랑해요> 외에도 <사랑은(feat. 나비, 주라)>와 <착한 남자>도 꽤 세련된 보컬과 랩을 들을 수 있는 노래이기에 추천해 봅니다. 참고로 1집 앨범은 음원 및 통화 연결음을 통해 무려 10억의 수입을 올렸다고도 합니다.


ㄱr끔은... ㅇl런 진지한 내 모습이 참 좋다...

캐롤만 부르던 개그맨을 벗어났던 개(그맨)가수들

2010년을 향해 가고 막 넘어가던 그 시기엔 유독 개그맨들의 음반 활동도 붐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몰라패밀리 외에도 웃.찾.사의 아이돌 '웅이네'도 <난 너하나면 돼>라는 노래를 발표했었고 이 노래도 제법 좋은 반응을 보였어요. 참고로 웅이네 역시 싱글 <난 너하나면 돼>의 좋은 반응을 이어 EP앨범도 발매했지만 거의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https://youtu.be/n4z9hUjrehg

이용진, 이진호, 양세찬 '웅이네' 진지하게 무대에 임하는 모습이 참 재미납니다

개그맨 가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박명수인데요. 아무도 찾아주지 않았지만 꾸준함으로 결국 <바다의 왕자>라는 메가 히트곡도 보유하게 됐죠. 박명수는 한 프로그램에서 개그의 소재로 쓰려고 계속 노래를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나 박명수 앨범 샀다!"라는 말이 웃음을 주기도 했으니 어떻게 보면 그의 전략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 그리고 이벤트성으로 캐롤송만 부르던 개그맨들이었지만 넘치는 끼가 많은 그들이기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도 가능하다 보니 음반을 많이 발표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용감한 녀석들' B급 갱스터 '형돈이와 대준이' 그리고 'UV' 등 좋은 성적을 거둔 개그맨들도 있습니다. 개그 코드 속에 숨은 진지함과 신선한 노래들이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부캐'라고 해서 또 다른 컨셉으로 앨범을 발표하는 개그맨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치만 예전만큼의 신선함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좀 너무 억지스러운 느낌도 강해서 전 개인적으로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싸이월드 BGM의 힘은 생각 이상으로 강했습니다. 무대 한 번 가져본 적 없는 가수라도 히트곡을 보유할 수 있었고, 음반 판매나 방송 프로그램 순위와는 별개로 나를 대표하고 드러낼 수 있는 수많은 보물 같은 노래들을 찾아서 도토리를 소비하며 흑역사를 만들어 갔으니까요.

가슴이 웅장해지는 노래와 가수들

도토리 페스티벌을 통해 누구나 그 시절 나의 BGM 내 일촌의 BGM을 한번쯤은 떠올려 볼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나몰라패밀리였기에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됐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은 어떤 BGM을 가장 먼저 떠올랐는지 궁금하네요 :)

https://youtu.be/MhVRZtYOeKs 

이상 나몰라패밀리는 언급 따윈 없어서 도토리 페스티벌이 실망스러웠던 하소연이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슈가맨에 안 나왔어요? | '보이클럽' <초록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