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대가도 없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작성일 2020. 9. 8.

by 반한나
아무 대가도 없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에디터 갈무리

희 <듣다청춘> 독자님들, 잘 지내고 계셨나요. 이제 곧 태풍 하이선이 지나가고. 점점 맑은 하늘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보름달이 떴었죠. 그렇게 하현달이 되고, 그믐달을 거쳐 삭이 올 것입니다.


Eg_43a4U8AAalAj.jpg 2020/9/3 보름달 사진 (출처: https://twitter.com/_moon_83/status/1301532458463031296?s=20)

저는 약 지난 2~3개월 간 <듣다청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사람들에게서 영감과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준비하는 과정과 팀원들을 꾸리는 과정, 그리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랍니다. 물론 순탄치 만은 않았지요. 그 과정 속에서 갈등도 많았고,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군대가기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내가 이걸 왜 해야하는 거지...?"라는 질문이 가장 큰 벽이었지요.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블로그와 인스타에 글을 쓰긴 했지만) 어딘가에 제출하기 위함도 아니었고 영리적인 목적을 가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던 프로젝트였죠. 그래서인지 마무리하는 지금까지도 수익이라곤 하나 없었고, 게시글 조회수나 좋아요 횟수도 결코 많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제 노하우의 부족일 수도 있지요. 홍보에 쏟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 또한 문제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저희는 그런 것들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아쉽기는 커녕 오히려 행복하기만 합니다.


저희의 목적은 다음 5가지 뿐이었습니다.

1. 정보와 영감을 얻기 위해

2.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3. 우리와 비슷한 청춘들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4. 듣기 위해, 말하기 위해

5. 함께, 끝까지 해내기 위해

그리고 어떻게든 이 5가지 목적들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대만족하며, 팀원들과 제 자신과, 인터뷰 대상자님들, 그리고 독자님들께 정말 감사를 드린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


원래는 이쯤에서 간단하게 끝내려고 했었지만, 조금 더 자세한 내용들을 자문자답 Q&A 형식으로 작성해보겠습니다.


Q.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인터뷰를 항상 시작할 때마다 이런 글을 올립니다.


:<인터뷰 목적>

저희 인터뷰 주제는 ‘우리네 젊음의 가치’ 입니다. 사람들은 우리들에게 젊어서 좋을 때라고들 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할 일은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몰라서 빈둥빈둥 거리기만 했습니다.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 뭐라도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우리에게 와 닿는 메시지와 정보들을 얻고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이것은 대상자님들과 독자님들께 보이기 위한 면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럼 원래 계기는?)

먼저 이걸 해야겠다 다짐하게 된 계기는, 이전 ARSOS 프로젝트(자체적으로 한 번 해본 청춘 창업프로젝트) 중 하나로 옷 사업을 하면서입니다. 거기 홍보 이벤트를 기획하며, 옷을 선물하고 그 사람의 인터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그 옷 사업이 망해버렸어요... 그래서 그 플랫폼을 가져와서 인터뷰를 하고, 옷대신 책과 책갈피를 선물하는 형식으로 변형되었습니다.


_

하지만 이것은 그냥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사건이고, 실질적인 계기는 아닙니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에는 수익도 전혀 없고, 책과 책갈피 선물이라면 오히려 비용만 나가는 꼴이지요. 물론 저는 도전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하긴 합니다만, 이건 실행해야겠다 마음먹은 계기가 있습니다.


KakaoTalk_20200908_133455150.jpg 직접 쓴 글
오랜 친구와 오랜만에 걸었다.
오랫동안 참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미 한참 오래 된 이야기들도 많았다.
허나 난 하나도 몰랐다.

다들 웃고 지내길래 구김이 없는 줄로만 알았다.
근데 꽤나 깊은 주름들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다짐인지 문득 그것을 보여준 친구가
너무 고마웠다.

아직도 나누지 못한 이야기가 많았고
나누지 못한 마음이 많이 남았었구나- 느끼었다.

친구는 계속해서 지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의 과거들과 그것을 담담하게 드러내는 현재의 모습에서
당연하게 미래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너무 건방진 말이지만, 참 다행이었다.

돌아오는 길, 둘이었던 발자국을 혼자 거꾸로 밟아본다.
걸음마다 친구의 것과 나의 것을 번갈아가며 짚어본다.
분명 다른 사이즈인데 오래오래 걸어온 만큼
보폭도 모양도 어딘가 비슷하게 닮아있었다.


그건 바로 친구와 오랫동안 함께 걸었던 일입니다.

별 거 아닌 일상적인 일인듯 하지만,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먼저 이렇게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걸어갈 수 있음이 참 좋았습니다. 그 시간 자체만으로도 아주 소중했습니다. 또 그 친구의 이야기가 참 솔직해서 고마웠습니다. 누구나 다 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원래도 저와 비슷한 또래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는데 막상 깊이있는 얘기를 듣고 보니 더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이 이후에도 많은 지인들과 이야기를 했고, 그 사람들마다 각자의스토리와, 특성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배움과 영감과 공감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마음맞는 사람들을 모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KakaoTalk_20200908_133455150_01.jpg 첫 인터뷰 후의 느낌

Q.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나요?

A.

말로 못할 만큼 참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대상자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정보들은 물론,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과정 그 모든 부분들에서도 배운 점들이 많습니다.


굳이 꼽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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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적 듣기의 중요성과 팀 플레이, 대화법, 블로그 글 쓰는 법, 사진 찍는 법 등에 대해 배웠다.

먼저 공감적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이 제대로 된 공감인지도 배웠답니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단 걸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듣는 대화의 힘이 대단하단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법, 대화 하는 법, 가독성이 높은 글 쓰는 법, 사진 찍는 법, 추진하는 법 등등에 대해서도 참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Q.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모든 부분들이 다 즐거웠답니다



...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역시 그럴 수 없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라고 하면, 역시 뭐니뭐니 해도 인터뷰 후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일단, 인터뷰 내용 기록이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경우에는 굉장히 난감하죠. 그리고 제목이나 중간중간 감상들을 적는 부분은 기록의 영역을 넘어서 창작의 영역이기에 머리가 꽤나 아팠습니다. 작성하는데 한 편에 총 5시간 넘게 걸리더라고요. 마지막에는 시간이 없어서 하루에 한 편씩 끝내기도 했는데, 정말 그 땐 대혼란이 왔었습니다.

"진짜 내가 군대가기 전에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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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들었을 때 쓴 글
아무 것도 안하고 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집 앞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흐르는 것들을 전부 둘러 보았다.
1시간이 넘게 가만히, 가움ㄹ에 몸 씻듯이 그러고 잇었다.

군대에 가기까지 2주일도 안 남았는데
너무 바쁘게 일을 했다. 돈도 안 나오는 일.
이게 진짜 내가 하고 싶던 것이 맞나?
앞으로 7개가 넘는 글들을 더 써야만 한다.
제대로 된 여행도, 인사도, 준비도 하지 못했는데.

만약 내일 당장 죽는다면 후회하지 않겠느냐?
예전에 고 3때 스스로에게 자주 묻던 질문을 조금 바꾸어 다시 해봤다.
만약 내일 당장 군대에 간대도 후회하지 않겠느냐?
적어도 오늘만은. '후회할 것입니다.'하고 답했다.

이 일들을 조금 더 빨리 끝내면 며칠이라도 쉴 수 있겠지.
근데 나 이거 왜하지? 굳이?왜? 하지?
쉬기 위해 더 미친 듯, 미칠 듯 달리는 아이러니라니. 참 웃기다.
나느 도대체 무엇이 되길 바라는가.

생각이 그렇게 돌고돌다가 멈추길 기다리다가
담배라도 피듯 폐 끝가지 숨을 삼키다가
크게 뱉으며 웃어 보기도 하고 하늘도 사람도
고양이가 숨은 쓰레기 더미도 보다가 그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도 나는 멈추지 못해서
오랫동안 잠에 들지 못했다.
뜬 두 눈들은 잠 들고서도 다음 목적지를 찾고 있다.

Q. 가장 뿌듯한/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뿌듯한 부분)

그래도 결국에는 끝까지 다 끝낸 것,

그리고 인터뷰 대상자님들이 본인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감사하다고 말해준 것 정도가 생각에 남습니다.


(아쉬운 부분)

많아요. 목표했던 5명 다 못채운 것도 아쉽고, 팀원들의 역할 분담이 잘 안 되었던 것도 아쉽고, 리더로서,

그리고 대상자님들과 뒷풀이 못한 거, 팀원들과 뒷풀이 못한 거도 아쉽고... 그냥 그러네요.

마무리를 너무 급하게 지어버린 느낌이랄까.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2020/9/9일에 입대하고, 거기서는 이제 휴식과 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달렸습니다. 몸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머리는 조금 더 단순해질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만끽하렵니다. 제 야망과 욕심을 내려놓고 휴식과 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한 걸음 내딛기 위해서 막 애썼다면 이제는 한 걸음도 안 내딛어도 되니까 열 걸음, 스무 걸음, 일 백 걸음, 이렇게 제 미래 전반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획하는 시간들을 가지려고 해요. 그러려면을 많이 읽고, 도 꽤나 쓰고, 고민도 많이 하려고 합니다. 또 운동도 많이 하려고요.


제대하고 나서는 일단, PT도 받고 몸을 만들어서 바디 모델에 도전해보고 싶고, 카메라를 좋은 거로 사서 여행도 다니면서 유튜브나 창업 등등에 대해서 실행해볼 듯합니다.


지금까지는 앞서 말했듯이 상현달이 보름달이 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다시 내려와서 눈을 감고, 더 높고 밝은 꿈을 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너무도 뻔하고, 당연하지만 그냥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떠나는 입장으로서, 잘 갔다 오겠다고, 조심히 건강하게 다녀오겠다는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또 남겨진 여러분들도 행복하시라고, 제가 돌아오면 또 찾아뵐 거라고, 잘 지내시는지 그 때 했던 그 말들 이루기위해 노력하고 계시는지 다 지켜볼 거라고, 잊지 않겠다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말 감사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와서 말하지만 행복했습니다. 모두 조금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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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 오른쪽 위, 왼쪽 아래, 오른쪽 아래 사진 순서로 다연(리포터)님, 본준님, 은경님, 애진님과 덕영리포터, 태경리포터, 승학리포터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지금까지 <듣다청춘>을 사랑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한의 리포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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