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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우 10시간전

귀찮은 고양이와 에너자이저 아들

어쨌든 만져주는 거잖아 골골골

우리집엔 세마리 고양이가 있다.

아기는 그중 제일 순하고 게으르고 움직이지 않는 고양이'코코'와 제일 친하다.

코코는 고양이 중 첫째로 몸무게는 13kg 정도의 거대 고양이다. 다들 임신한 고양이라고 생각하지만 코코는 남자 비만 고양이다.

그래서인지 늘 아기의 타깃은 코코다.

한창 잡고 서는 아들에게 코코는 기꺼이 몸을 내어준다. 

코코에게 아들은 어떤 존재일까.


[코코]

갑자기 집사가 갓난아기를 데려왔다.

그동안 배가 불러있더니 집사의 배에는 아기가 있었나 보다.

작은 생명체가 집에 오고 온 집안사람들이 우리에겐 별 관심이 통 없어 보인다.

아니, 오히려 우리가 뿜어내는 털과 화장실에서 달고 오는 모래에 부쩍 예민해진 모습이다.


작은 아기는 집에 온 후 몇 개월종일 빽빽 울기만 했다. 시끄럽기도 하고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아기에게 슬며시 다가가면 집사는 난리가 난다. "안돼! 코코야!"

집사는 내가 아기를 할퀴기라도 할까 봐인지 날 아기에게 떨어지라고 한다.

집사! 안심해! 난 그냥 우는 아기를 지켜보고 싶었던 거. 해치지는 않을 거야.

나라도 옆에 있으면 아기가 덜 울까 해서 말이야.


그 작던 아기는 이제 슬슬 움직임이 커지며 이제는 방안을 빠른 속도로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식탁에 앉아 밥도 먹고 기분이 좋으면 아기는 깔깔 웃기도 한다. 아 물론 빽빽 울기도 하지.

그래도 매일 울 때보다는 낫군!


요즘에는 나를 밟고 일어서려고 한다.

이내 중심을 잃고 허우적 대지만.

사실 귀찮아서 움직이지 않는 척 하지만 보드라운 아기손이 기분이 좋기도 하거든. 움직이는 게 귀찮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골골 송이 나온다.


아이 얼굴을 항해 살짝 꼬리를 흔들어 간지러 주면 꼬리가 신기하고 기분이 좋은지 입에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입에 넣는 순간 집사가 날 구해준다는 걸.


자동배식기에 내 밥이 채워지면 눈을 반짝거리며 재빨리 기어가서 밥을 손으로 집어먹기도 한다.

그때도 집사는 호들갑을 떨며 달려온다.


결국 나의 밥은 추운 베란다로 옮겨졌다.

이제 밥을 먹으러 베란다로 가야 하는구나.

그런데.. 인간이 고양이밥을 먹어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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