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식당 차릴래. <12. 외주 작업>

주방 타일 시공, 미장, 페인트 작업, 간판, 출입문 교체

by 김주원

셀프 인테리어로 야심 차게 가게 리모델링을 시작했으나 분명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다. 잘 못하는 걸 해보겠다고 둘이서 낑낑대 봤자 시간만 허비할 뿐이라는 생각에 기술을 요하는 작업은 외주로 돌렸다. 남은 시간 동안 석고보드 부착, 어닝 설치, 내. 외부 페인트, 바닥 방수 공사, 벽면(슈퍼 화인) 바르는 작업은 우리가 직접 했고 미장, 배관 매설, 타일 시공, 전기공사, 출입문 교체는 작업 때마다 기술자 분들을 불렀다.


각각의 공사마다 완료 예상 기간을 잡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사 스케줄을 조율을 해야 했는데 그게 참 힘들었다.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하루를 그냥 통째로 날리게 되므로 최대한 신중하게 스케줄을 짰다. 미장과 배관 매설, 타일 시공은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므로 출입문 교체 공사를 하는 기간 사이에 공사 일정을 배치했다. 전기 공사는 마침 바로 옆에 전기공사 업체가 있어서 사장님이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작업을 해주셨다.(안된 일인데 얼마 전 전기자재창고 화재로 전기 공사 사장님은 가게를 접고 은퇴를 하셨다.)


출입문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서 제작을 맡겼다. 도면을 직접 그려서 전해줬는데 솔직히 업체에서 권하는 디자인 몇 개 중에 고르는 게 편하다. 검은색 갈바 문 타입으로 골랐고 제작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


미장 작업은 따로 신경 쓸 게 없어서 작업하는 동안 나와 A는 테이블과 집기류, 설비 등을 사기 위해 돌아다녔다. 근처 대도시 위주로 돌아다녔는데 발품 파는 만큼 같은 상품을 더 저렴하게 해주는 곳을 만나는 매직을 경험했다. 집기류와 설비 구매는 다음 편에 쓸 것이다.


다음 날, 비교적 쉬웠던 페인트칠 작업을 끝내고 나서 처음 3d모델링했을 때와 비교해보니 많은 설계 변경과 추가 작업이 이루어진 게 보였다. 천장 중심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보 때문에 천장 조명 틀을 수정해서 달았고, 벽면이 평평하지 않아서 다찌 테이블은 벽에 붙지 않은 채 덩그러니 가게 중앙을 차지하게 됐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그 외 자잘하게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은 최대한 빨리 작업이 끝날 수 있는 방식들로 대체했다. 너무 많은데 굳이 하나만 예를 들면, 가게 창틀을 다 바꾸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기존 창틀 테두리에 공사하고 남은 자투리 나무판을 잘라서 붙였다.

(좌) 공사전 설계 모델링 (우) 실제 공사 사진


실내 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갈 때 밖에는 간판과 어닝을 설치했다. 간판은 총 세 종류로 구매했는데 돌출형, 아크릴형, 천 부착형이었다. 가만 보니 어머니가 가게 운영하실 때 쓰시던 간판 중 천 부착형 간판 하나는 그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기존에 달려있던 간판 중 필요 없는 건 다 철거하고 쓸만했던 하나는 안에 천(내용)만 바꿔서 썼다. 그 덕에 간판 제작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어닝은 A랑 둘이서 낑낑대면서 달았다. 지금 와서 조금 아쉽고 후회되는 게 어닝 달 때였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어닝이 2시간만 빨리 왔다면 간판집 사장님이 작업하면서 사다리차를 쓰실 때 양해 좀 구하고 사다리차를 이용해서 편하게 빨리 달수 있었을 텐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그러지 못했다. 덕분에 그 무거운 어닝을 들고 가게 문 위에 달기 위해 식겁 잔치를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어닝까지 달고 나니 제법 가게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 가게 바닥 방수 페인트 작업만 하면 굵직한 공사는 끝이 난다. 바닥은 페인트를 들이붓는 방식으로 하도 작업 한 번, 상도 작업 한 번, 총 2회에 걸쳐 작업을 했는데 겨울이라 잘 마르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보통 날씨 좋으면 이틀이면 마른다고 페인트 가게 사장님이 말씀하셔서 대략 사흘 정도면 작업이 끝날 줄 알고 마지막 페인트 작업을 마친 후 주방 설비 업체에 전화를 걸어 사흘 뒤에 보내달라고 했었다.


그런데 큰일 났다.


설비랑 주방 집기류를 받기로 한 날이 될 때까지 일주일이 지나도 바닥이 전혀 마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땐 욕이 아니라 진심으로 눈물이 나왔다.


다음 편에는 주방용품, 설비 구매 과정과 바닥 페인트 보수 작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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