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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원 Jan 20. 2024

로우킥이 그렇게 아픈가요?

저는 예전 글에도 종종 언급했듯이 일주일에 이틀 정도 킥복싱 체육관에 나갑니다. 작년까지는 매일 다니다가 이젠 여러 이유 때문에 화요일과 목요일 이렇게 운동을 하고 오는데요. 가끔 주변 사람들이 킥복싱에 대해 궁금한지 물어봅니다.


"로우킥이 그렇게 아파?"

"왜 굳이 돈을 내고 맞으러 가니?"

"스트레스 풀려고 가냐?"


질문도 다양합니다. 그중 로우킥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다양한 발차기에 특화된 태권도와 같은 무술에 비해 킥복싱의 킥은 단조롭습니다. 로우킥, 미들킥, 하이킥 거기에 카프킥 정도가 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 로우킥은 킥복싱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사용되는데요. 단조로운 공격이지만 허벅지에 한 번 제대로 꽂히면 그날은 체육관을 기어서 나가야 할 정도로 위력이 대단합니다.

로우킥을 맞아 멍이 든 허벅지

체육관 첫날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1시간 내내 로우킥을 맞고는 일주일을 체육관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걷는 것조차 힘들었고 다리에 멍도 쉽게 사라지지 않더군요.


단조롭기 그지없는 발차기 하나가 상대방의 공격을 견제하는 도구로, 내 회심의 일격으로, 상대방과의 거리를 벌려놓는 기회로 쓰입니다.


내 삶에도 로우킥과 같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나만의 인생 무기가 있을까요?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지만 그나마 꾸준하게 하는 건 글쓰기 밖에 없는 것 같네요.


로우킥처럼 단순한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글도 누구나 쓸 수 있네요. 그리고 조금만 잘 다듬으면 자신만의 무기가 되는 것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일 수 있겠습니다.


상대방으로부터 로우킥을 맞으면 아프고 멍이 듭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글쓰기도 피드백을 받을 땐 가슴이 아플 만큼 쓴소리도 듣게 됩니다. 비슷하죠?


그래도 단순하지만 강력한 기술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제가 아직은 세상을 감동시킬만한 글이 아닌, 내면의 아픔을 드러내고 회복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지만요. 알 속 병아리처럼 언젠가는 부리로 쪼아가며 안에서 밖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될 날을 기다리며 꾸준히 써내려 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시간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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