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할 때나 어떤 몸 쓰는 행동을 할 때 항상 듣는 말이 있습니다.
"몸에 힘 빼!"
친구와 캐치볼을 할 때도 몸에 힘을 빼고 던져야 하고 킥복싱을 할 때도 몸에 힘을 빼고 타격을 해야 합니다. 힘을 잔뜩 주면 몸이 긴장을 하게 되고 부상의 위험이 따라옵니다. 운동 전 워밍업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실제 운동할 때 몸의 경직을 풀어주기 위함입니다.
몸이 풀리면 가볍게 샌드백을 툭툭 쳐도 좋은 소리가 납니다. 몸에 힘을 빼니 불필요한 행동이 사라집니다. 요령은 스스로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힘을 쓰는 운동에서 힘을 빼라니 당최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하다 보니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들 녀석은 가라앉는 물속에서 뜨기 위해 스스로 몸에 힘 빼는 방법을 터득하더군요.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이 있겠죠. 야망이 차올라 의욕이 넘치고 결과의 달콤함에 취하던 시절 말입니다. 그때는 어찌나 몸에 힘이 들어갔던지 목이 뻣뻣한 지경에까지 이르더군요. 겪어봐야 아는 거겠지만 그 목에 들어간 뻣뻣함을 없애는 데는 한참이 걸렸습니다.
아닌척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과거의 영광에서 못 헤어 나오는 군상이 참 많더군요. 저 역시 그랬고요. 뭔가를 내려놓게 되거나 그런 상황에 처해야만 깨달을 수 있는 영역인가 싶기도 합니다. 인생의 과정에서 책에서든 사람을 통해서든 그런 징조를 경고하는 신호는 제 주변 곳곳에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제가 이런 말을 하게 될 날이 오게 됐군요.
"몸에 힘 빼!"
물론 제가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