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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원 Aug 11. 2024

회색의 날

모처럼 쉬는 토요일,

무얼 할까 고민하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그냥 내 방 침대에 누운 채 

하루를 다 보내버렸다.


나, 지쳐있었던 걸까?

꿈조차 꾸지 않을 만큼

단잠인지 쓴잠인지도 모른 채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해가 지고 내 방에서 

이름 모를 애벌레처럼 기어 나와

멍하니 거실 소파 밑에 기대앉아

새카만 티브이 화면을 

초점 잃은 눈으로 쳐다봤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빨강도 아니고

파랑도 아닌

뭔가 표현하기 힘든

회색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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