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2)
2020년 9월 18일 처음으로 브런치 작가신청을 했다. 보기 좋게 불합격했다.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 나름 글쓰기에 도전했는데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불합격 메일을 보면서 마음이 쓰렸다. "아~ 나랑은 맞지 않는구나"하고 체념했다. 그리고 그냥 잊어버렸다.
그런데 한 번씩 Daum 기사를 검색하면서 브런치 작가가 쓴 글을 읽게 되었다. Daum은 브런치 작가의 글을 자주 노출시켜서 접하도록 해주었다. 한 번씩 글을 읽으면서 각자의 분야에서 겪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실패를 겪은 마음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다들 글을 잘 써서 부러웠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2023년이 되었다. 2023년을 맞이하면서 올해에는 특별한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첫째는 유튜브, 둘째는 블로그, 셋째는 브런치 작가였다. 콘셉트는 유튜브는 글쓰기, 블로는 일상이야기, 브런치는 새로운 도전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런데 유튜브는 보는 것은 좋은데 막상 실제로 제작하려니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그래서 기초적인 것만 올리기로 했다. 블로그는 이미 해오고 있었기에 브런치 작가신청을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런치 작가는 2년 전에 불합격한 경험이 있기에 보다 철저히 준비하기로 했다.
첫째,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쓸 것인가?", "내가 계속해서 쓸 수 있는 이야기인가?", "나의 이야기를 독자들이 좋아할까?"의 질문들을 해보았다. 몇 주간에 걸쳐서 고민한 끝에 내가 좋아하는 것은 자유로운 에세이 글쓰기, 주제는 새로운 환경에서 느끼는 것으로 정했다. 마침 오랜 기간 동안 지냈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경기도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 생활에 적응된 삶의 패턴들이 새로운 환경을 겪으면서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게 되는지 진솔하게 쓰기로 했다. 아마 나의 글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사 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둘째, 브런치 합격 수기 참조하기.
첫 번째 도전 때 합격 수기를 많이 연구하지 않았다. 그냥 대충 보고 신청했다. 나는 겸손한 마음으로 여러 개의 합격 수기를 조사했다. 저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지만 나에게 맞는 부분을 적용하고자 고심했다. 공통된 점은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써야 된다는 것이다.
*작가소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을 소개한다는 것은 막상 해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어디에서 태어났고 무슨 전공을 졸업했으며 어떤 회사에서 일을 했다는 식으로 적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진부하다. 보다
자신을 담백하게, 분명하게, 호감 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나의 존재를 문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교가 필요하다. 부끄럽지만 나의 브런치 작가 신청 내용을 간단히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의 작가소개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글쓰기의 매력에 빠지다.
오랜 기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출판의 도시 경기도 파주로 이사했습니다. 사춘기 아들과 딸을 둔 아빠.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관심분야
에세이, 글쓰기, 자녀교육, 자기 계발
다음은 목차다. 목차는 글을 구성하는 뼈대이다. 어떤 글을 쓸지에 대한 설계도이다. 이 부분도 진부한 내용을 탈피해야 한다. 마치 어떤 책의 목차를 베낀 것처럼 적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명료하고 분명하게 나타내는 것이 필요하다. 독자가 꼭 읽어보고 싶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글의 주제와 연결되어서 일관성 있는 목차를 구성했다. 그리고 이 목차는 심사용으로만 쓴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글을 쓰기 위해서 적었다.
-나의 목차
1. 22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경기도로 가기로 결심하다.
2. "왜 경기도로 이사가?"
3. 경기도 어디로 갈 것인가?
4. 난생처음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다.
5. 중학교 이전을 하면서 알게 된 비 평준화 지역의 고민
6. 사춘기 아들, 딸로 소용돌이를 치다.
오랜 고민 끝에 작가소개와 목차가 완성되었다. 나의 글쓰기 형태는 에세이다. 정해진 틀보다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는 것을 좋아한다. 드디어 2023년 5월 4일 목요일 작가 신청을 했다. 두 번째이지만 2년 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보통 5일 이내에 합격여부를 메일로 알려준다고 했다.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렸다. 월, 화, 수, 목, 금요일이 되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또 떨어졌는가? 걱정했다. 그렇게 다음 주 월요일이 되어도 소식이 없었다. 화요일 아침이 되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메일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지난주 금요일 오전 11:12분에 합격메일이 온 것이었다. 나는 미처 메일을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이다. 우울한 한 주간을 보냈기에 합격소식은 더욱 기뻤다. 드디어 2년 8개월 만에 합격했다. 작가님이라 불러주는 내용에 감격해서 마음이 찡했다. 그렇게 햇병아리 작가로 첫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