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도를 가지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노력할수록, 말을 할수록, 움직일수록 나를 점점 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하다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쩌면 나는 나쁜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자 애썼던 지나간 시간이 아까웠고, 나를 잃어가면서 여기에 메여있을 미래의 내가 불쌍했다.
모든 걸 그만두고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는 빛이 아니라 어둠인걸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안했다.
그 어둠 속에서 순간 반짝이는 두 눈이 보였다. 나를 보고 활짝 웃던 그 얼굴이 떠올랐다. 내가 있어 좋다던 그 말이 들렸다.
그 눈을 등대 삼아 다시 나아가기로 했다.
이제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지 않고, 필요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봄비가 슬프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