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1:상반기후기 1:상반기
서평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마침 수업 기간이 방학 기간과 일부 겹쳤고 평소 글쓰기 관련 동영상에서 알게 된 작가님이 강사로 오신 다기에 신청한 수업이다. 처음 김민영 선생님을 알게 된 건 한겨레 문화센터의 온라인 강좌 덕분이다. 대부분 필사와 글쓰기에 대한 조언으로 가득한 내용이다. 돌아보니 코로나 시국으로 도서관 수업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던 시절이었다. 하루에 10분도 좋으니 타이머를 설정해 놓고 아무 글이나 써 보라는 말씀과 매 강의 끝에 하셨던 책 추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주 차가 되고 서평 쓰기의 여러 이론과 규칙을 알게 되면서 점점 혼란에 빠졌다. '지금까지 책을 읽고 난 후 뭘 쓴 거야? 내가 블로그에 쓴 건 제대로 된 서평이 아니었잖아? 감상문? 독후감? 에세이?' 돌연변이를 마구 찍어낸 듯한 기분이었다. 영화 X-man처럼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캐릭터의 정체성 논란처럼. 서평의 외양을 다졌지만 내용은 독후감인 듯하면서도 서평에 들어가는 형식도 섞여 있어 후자의 선을 긋기도 애매했다.
우선 AI에게 물어보았다. 국내와 국외에서 자주 사용되는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cue:) AI 생성형 검색 서비스
독서 에세이:- 독서 후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쓴 글. 개인적 기록의 성격이 강한 독후감과 책의 내용과 특징, 작가의 의도 등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대중에게 알리는 목적으로 쓰는 서평의 중간 형태이다.
독후감: 책을 읽고 난 후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히 표현. 주관적 요소가 다분한 글
서평: 책을 읽은 후에 느낀 감상이나 평가를 적은 글. 객관적인 내용 위주의 논리적인 글. 주로 책의 내용과 특징을 서술하며 구성, 작가, 의도, 문체, 출판사 등 서지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며 독자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목적으로 작성됨. (마케팅 요소, 프로, 돈을 받고 쓸 때는 서평처럼) 소개+요약 및 특징(의도, 역사, 정보, 취지 설명)+감상(관점, 해석 근거 대기 발췌 등으로 설명)+추천 대상 명시
* 나의 독서 후 활동 스타일: 서지 정보를 꼼꼼히(장르는 굳이 쓰지 않았지만 내용상 자연히 드러나리라 생각, 사진도 한몫) + 감상 + 개인적 경험, 단상, + 가끔 추천 문구를 덧붙이기도 했다. 객관적인 정보 및 분석이 위주일 때도 있었고 주관적 감상과 경험, 단상을 추가해 에세이처럼 길게 풀어간 적도 꽤 있었다.
결국 독후감의 특징과 서평의 형식을 섞어서 짬뽕처럼 썼다는 말이다.
* ChatGPT의 분석
BOOK REIVIEW 서평: 목적-타인에게 소개하고 평하는 게 목적
내용: 책의 서지 정보, 작가 스타일 소개와 개인적 평가 포함
평가 기준: 주요 메시지나 내용의 질적인 면에 중점
독자: 예상 독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작성
BOOK REPORT/BOOK RESPONSE 독후감
목적: 자신의 독서 경험 기록, 책 이해와 고찰 기록
내용; 책에서 느낀 감정,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 주요 캐릭터나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 포함
평가 기준: 주관적 감정과 독서 후 얻은 개인적 통찰력 중심 작성
독자; 독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 (공감, 공유 목적 나의)
BOOK ESSAY
목적: 특정 주제나 이슈를 탐구하거나 책에 관련돼 깊은 사고를 나누기 위해
내용; 책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 탐구, 특정 주제 탐구, 학문적 접근도 가능
평가 기준;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과 분석, 충분한 근거와 인용 요구
독자:목적과 비슷, 특정 주제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 공통 유사 관심사 독자(연령, 성별이 아닌)
* 분량
독후감 1-2
서평 2-3장/선생님은 1-1.5장으로 하라고 하신다(독후감 분량에 서평을 쓰라고 하셨다. 매우 간결하게 바꾸는 작업이 필요할 듯. 느낌과 인용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는 슬픈 느낌)
독서 에세이 3장 이상: 과제 초고를 한글에서 따져보니 3-4장이었다. 길이상으로 보나 내용상으로 보나 독서 에세이에 가까웠다. 그래서 과제 수정만 2주 넘게 하고 있다.
* 좋은 점
2회 차에 알고 있던 지식, 애매하게 알고 있던 정보,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실천을 못 하거나 잊고 있던 충고, 조언을 듣게 되어 다시 복습하는 기분, 이론을 보다 단단히 다지게 된다.
좋은 책,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추천을 많이 해 주신다. 다 읽지는 못하고 다 내게 유용하지는 않겠지만 상당수 저장하고 있다.
군중에의 호소'의 군중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편견이나 얕은 생각으로 굳어 버린 생각에서 다른 시선을 알게 되고 그런 시선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이때는 번역서와 국내서 구분 없이 자연스러운 연상작용으로 듣는 문학 이야기, 세상 이야기가 있다.
주변 새로운 수강생들과 알게 되고 의견을 나누게 되고 공감과 생각을 들어서 좋다. 타 수업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그런 기회를 연속적으로 주셔서 아는 사람과 앉지 않는다면 매주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생동감과 적극적인 개입을 연습할 수 있다. 수강생이 많은 편이라 선생님과 전체와 피드백, 상호작용이 시간상 어려우며 질문과 답, 연습문제 확인 활동을 통해 약간 해소할 뿐이다.
새로운 개념. 황보름 작가의 소설과 더불어 다른 에세이집 소개를 듣다가 '독서 에세이'라는 장르를 듣게 되었다. 수업 직후 나의 글과 대비되며 의미를 찾아보며 궁금증을 해결해 갔다. 나만 모르고 있었을지도 모르나 신선한 자극이 되었고 새로 알게 되어 좋았다.
결론; 나는 대개 독서 에세이를 쓰고 있었다. 굳이 뽑자면.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짬뽕 감상문이다. 서평+ 독후감+독서 에세이+번역 기획서 일부 형식-하지만 분류를 해서 보관을 해야 한다면 글방을 '독서 에세이'라고 하고 싶다. 깊은 성찰+객관적 정보+나의 개인적 단상과 감정을 담은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전문 시평가가 아니니 지금은 글을 생활화하고 그냥 쓰기를 즐기는 사람일 뿐이다.
혼란 속에서도 내가 너무 잘못 써 왔다는 데에 자책하지 않으려 한다. 이 또한 완벽 강박증일 테니 조금씩 수정하면서 나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이번 기회에 나의 글을 점검해 보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기로 했다.
길이가 길다-형식적,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을 주로 한다. 학문적인 책뿐만 아니라 동화조차도.
독자 기준 독후감에 가깝다 & 독서 목적은 독서 에세이 간헐적: 공유, 공감, 때로는 특정 주제와 독특한 책에 대해 연구한 것을 나누고 알리고도 싶을 때가 있다(가령 영어 원서나 <두 번째 지구는 없다>와 같은 책을 읽고 나서)
어느 순간 블로그 내 '서평'란을 독후감으로 바꿔야 하지 않나 고민이 됐다. 동시에 돈을 받고 하는 작업이면 몰라도 나는 나의 감상과 경험, 단상, 분석 자료 등 다양하게 꾸미고 서술하고픈 욕구가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멋들어지게 서평의 양식, 틀 안에 써야 하지만 수업 시간에만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나의 글은 나의 마음 가는 대로 편안한 독서, 나의 사유를 담을 글을 남기고 싶다. 책을 소개하기에만 집중하면 나의 생각을 거의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프기까지 했다. 그러다 인공지능에게 물어보고 '독서 에세이'로 바꾸기로 했다. 신선하면서도 독특하고 가벼우면서도 진중한 면이 느껴지는 어휘다. 당분간 가끔은 서평으로 때로는 독서 에세이로 책을 읽고 난 나의 감정대로 써 나가려고 한다. 모든 책이 다 재미있지도 않고 다 추천하고 싶은 것도 아니지 않나? 폭풍 같은 감동으로 나의 감정과 감상을 써 내려가고 싶으면 독서 에세이로 그저 기록에 그치고 싶은 책은 좋은 점을 찾아서 서평으로 남기고 싶다.
3. 왜 그렇게 썼나?
첫 글쓰기 수업에서 자유롭게 쓰라고 했고 그렇게 쓰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 작년에 본격적으로 글쓰기 수업을 들을 때 스승님도 서평을 매주 쓰는 과제를 주셨지만 형식과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셨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버리고 자유롭게 쓰게 해 주신 덕분에 이제껏 더듬더듬 습관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서지 정보는 다른 분은 잘 쓰지 않았는데 나는 수업 후에도 꾸준히 첨가하곤 했다. 번역 기획서를 쓰는데 번역 기획서 또한 최대한 객관적인 분석 자료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알쓸신잡 정보:
1. 요약 면에서 서평과 번역 기획서는 크게 다르다. 서평에서 결론을 절대 쓰지 말라고 한다. 번역 기획서는 반드시 결론, 스포일러를 써야 한다. 대상이 독자가 아니라 출판사 관계자이기 때문, 내용을 꼼꼼히 적어야 번역 기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능을 발휘한다.
2. 동화책을 독서 에세이 형식으로 쓰는 게 맞나? 깊이 있는 통찰력, 학문적 요소 포함, 너무 진지?
- 인공지능의 대답; 가능하다고 한다. 동화책도 문학 작품이며 그 주제나 상징, 은유적 표현, 사회적 주제를 담을 수 있는 데다가 이렇게 다양한 요소를 분석, 탐구하는 활동 자체가 독서 에세이를 쓰는 데 좋은 주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