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6+)
오늘의 주제는 AX 조직. 지금까지 읽은 부분 가운데 가장 개념 이해가 어렵고 한 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짚어보면서 이해하려고 한다. 타인에게 설명이든, 설득이든 우선 나 스스로가 이해해야 하니까.
'AX 조직이란 유연성과 자율성을 핵심 DNA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조직 모델이다.'(237쪽)
우선 AX가 어떤 단어를 상징하는지부터 알아야 했다. AI TRANSFORMATION, 직역을 하면 '인공지능을 이용한 변화' 정도 되겠다. 회사의 표어 같은 위의 정의와 아래의 사전적 설명을 보아도 언뜻 이해가 가지 않고 오히려 궁금증만 더 생겼다. 'X가 들어가는 단어가 없는데 왜 AT(AI+TRANSFORMATION)가 아니고 AX이지?'라는 의문이다. 알고 보니 영어권에서 X는 변화, 교환, 체험 모두 변신이나 이동을 나타내기 위한 의미를 상징하는 문자로 쓰였다. 즉, Transformation, exchange, experience(변화, 교환, 경험 및 체험)이 변화하는 것이라는 개념을 전달하는 어휘였던 것이다.
AX 조직 현상과 유연한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부서 간의 장벽, '사일로 Silo' 허물기를 말한다. 사일로는 원래 대략의 곡물이나 시멘트를 저장하는 구조물이란 뜻에 나왔다. 저장고이니 외부와 차단과 보존이 중요했을 테고 자연히' 격리, 단절'의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오늘날 이는 부서 이기주의에서 보이는 '사일로 현상'과 그 폐단을 의미한다. 과거에 보안과 전문성 유지를 위해 귀중한 정보를 무조건 차단하고 독점하는 것이 당연했다. 현대 AX 조직은 공유와 협업, 유연한 직무 형성을 통해 서로 윈윈 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수직구조가 아닌 수평 구조, 직무 중심의 단위 형성 등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코스멕스, 올리브 영, 엔비디아 등이 있다. 예를 들자면 코스맥스는 크림 연구팀과 파운데이션 연구팀을 함께 배치하여 신속한 협업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낸다. 엔비디아는 고정적인 조직운영을 탈피하여 주 책임자를 중심으로 하는 PIC(Pilot in Command 기장 책임제)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관련된 용어 인식이 무척 중요해 보인다. 여전히 어렵지만 실용적이고 일을 함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현실이자 미래라고 생각한다.
AX 조직이라는 설계도는, 그 안을 채우는 구성원들이 자율성에 따르는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됐을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을 것이다. 크로스 포지션, 제로 디스턴스, 울트라 플랫, 잼세션 같은 개편안은 결국 기술이나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사고방식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
266쪽/『트렌드 코리아 2026』
여기서 친숙하고도 이해하기 쉬운 예시가 나와서 반가웠다. '크로스 포지션 CROSS POSITION'의 경우가 특히 그랬다. 이 개념은 축구의 '토털 사커' 전략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손흥민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나 LAFC 등 MLS에서의 미국 축구를 즐겨보는 편이다. 경기를 지켜보며 필요에 따라 공격수가 수비수가 되기도 하고 수비수가 공격수가 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고 한다. 현대 축구의 트렌드로 시작은 1974년 서독 월드컵에 오른 네덜란드 대표팀의 전술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식으로 하위 항목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알게 모르게 들어 본 개념과 알지 못했던 지식 및 트렌드에 대한 감이 잡혀 좋았다. 복습을 위해 정리해 보겠다.
*크로스 포지션 Cross Position: 토털 사커처럼 기업도 마케팅,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정해진 포지션 허물기, 협력의 태도
* 제로 디스턴스 Zero Distance: 최대한 직급을 줄여 조직을 평평하게 만듦. 중간 관리층 대폭 축소. 서열이 사라지고 전문성만 남기.
* 울트라 플랫 Ultra flat: 올리브 영의 MD 조직. 막강한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20~30대 책임자, 임원 등 파격 인사로 성공. 상사는 지시자 아닌 조력자 역할.
* 잼세션 Jam Session: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재즈나 록 뮤지션처럼 필요에 따라 기존 부서에서 새 팀을 꾸려 업무 주도
*의도적 언보싱unbossing: 실무를 수행하며 역량을 키우는 태도, 책임만 늘어나는 관리 및 승진 거부, MZ 세대 특징
*레슨앤런lesson and learn: 상대평가 지양.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삼는 태도로 직원의 창의력과 성장 촉진, 집단 지성 추구
이러한 개념과 현상은 꼭 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어도 적용하면 좋을 만한 통찰을 준다. 무슨 일이든 혼자 하면 두렵지만 협업을 통해 서서히 발전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