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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윽 May 22. 2022

프로레슬링이 예술인 첫 번째 이유

육체미와 운동능력 그리고 프로의식

1997년, 1998년 정도로 기억한다.

초등학생인 나는 프로레슬링 시청을 매우 좋아했다.

지금은 사라진 I-tv라는 채널에서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레슬링 단체 WCW의 경기를 매주 방송해주었다. 당시 캐스터는 현재 e-sports 캐스터로 잘 알려진 전용준 캐스터였다. 나는 그때부 전 캐스터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던 청소년 시절엔 온게임넷에서 더욱 자주 뵈었다) 해설은 천창욱이란 분이었는데 방송 채널, 레슬링 단체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방송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이유는 잘 모름)


는 못 속이는 것이었을까. 레슬링을 보고 있으면 아버지께서는 내가 큰아버지를 닮아 레슬링 시청을 좋아한다고 하셨다. 큰아버지는 이미 미국 채널로 WWF를 시청하고 계셨단다. (미국 문화를 전반적으로 좋아하시는 분이셨다)


레슬링을 좋아하는 것도 유전인지 잘 모르겠으나 초등학생 시절 내가 왜 프로레슬링을 좋아했는지 연극을 공부한 연극학도로서, 성인으로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생각한 그 이유를 앞으로 그 이유를 하나씩 써 내려가려 한다.


내가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배우의 육체미다. 요새는 육체미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 듯하다. 그렇지만 나는 보디빌딩이나 피지컬 피트니스 등의 말 보다 육체미란 말을 선호한다. 말 그대로 육체의 아름다움.


종종 사람들은 레슬러의 단련된 몸이 너무 과해서 그들의 근육을 보면 징그럽다고 말한다. 처음엔 나도 레슬러와 같은 몸을 보면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일부 남성처럼 권상우나 비와 같은 몸매가 딱 알맞다며 소위 패근(패션 근육)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워크아웃(콩글리쉬로 헬스)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패션 근육을 만드는 것도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이건 군대를 다녀온 이후 성인이 되어 직접 운동을 하며 깨달았다. 일반인은 절대 레슬러의 몸처럼 될 수 없다.

2, 3년 내가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닭가슴살을 먹어도 그들의 몸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운동을 직접 해보며 프로레슬러들에게 경외심과 존경심이 생겼다. 크고 잘 다듬어진 그들의 근육은 절대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매주 방송에 보이는 직업으로 프로의식을 가지고 몸을 단련시키고 운동하고 가꾸고 있었다.

단지 징그럽다는 이유로 그들의 몸을 함부로 폄훼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프로레슬러들은 그저 보디빌더처럼 잘 다듬은 근육만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120kg, 130kg 무게에 신장이 2m에 육박하는 선수들이 공중을 날아다닌다. 이것만큼 환상적인 것도 없다. 보여주는 근육이 아니라 운동능력을 수행할 수 있는 거대한 근육의 집합체였다.

레슬러 간의 잘 맞는 호흡으로(기술을 거는 선수와 받아주는 선수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 고난도의 레슬링 기술이 성공적으로 들어가면 일제히 환호를 할 수밖에 없다.


'날으는 돼지'라는 말만 들었지, 미국 프로레슬링에서는 정말 130kg의 거구들이 '날아다녔다'.

바티스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드렉스를 연기한 바티스타는 이제 할리우드 배우가 되었다. 그는 배우로 데뷔하기 이전 프로레슬러로서 활동을 했었다. 그리고 프로레슬러로 데뷔하기 이전의 직업은 보디빌더 선수였다. 늦은 니이에 레슬러로 데뷔할 당시 근육이 너무 많아 레슬링을 운동하기에 부적절하여 오히려 근육량을 줄였다고 한다. 바티스타는 몸이 좋은 대표적인 프로레슬러 중 한 명이다.


나는 매주 2시간의 쇼를 위해 매일 피나는 노력을 하는 레슬러들의 열정과 프로의식을 높이 살 수밖에 없다.


어떤가.  채널을 돌리다가 우히 거구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입을 벌리며 그들에게 경외심이 가질 준비가 되었는가.


프로레슬링의 매력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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