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각사각, 쿵쿵, 달그락거리는
오븐과 야끼바, 화구에선 육수가 계속 끓고 있다. 덕트는 유증기와 열기를 빼내느라 쉼 없이 돌아가며 이제는 익숙해진 까칠한 소음을 만들어내고 배달주문소리, 홀주문소리와 손님들의 대화소리까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마무리 청소까지 다 마친 후
'수고하셨습니다 팀장님'
'네 다들 수고하셨어요~ 내일 봐요~'
응 그래. 수고는 하긴 했는데 이만하면 됐나?
똑같은 업무 비슷하게 흘러가는 하루의 반복이 싫진 않은데 정말 이만하면 된거 맞나?
퇴근 후엔 혼자 방에서 기타를 들고 시간을 보낸다.
수면 보조제 몇 개를 삼키고 다음날 아침
'이만하면 됐나?'
'야 다들 그렇게 살어 그만하면 다행이지 뭐 됐고 일단 메뉴 먼저 정해'
이젠 자주 볼 수 없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저녁모임. 짧은 인사 뒤로 쭉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놔본다.
답? 그래 답을 찾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업무에 몰입하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잘 해보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밤 잠 설쳐가며 했던 것들이 있었는데 어디 간건가 싶기도 하다가 취했다.
숙취는 가셨지만 남아있는 아쉬움이었을까
퇴사결정.
업계 평균보다는 높은 임금과 업무 자율성 그리고 신임을 받는 자리를 내려놨다.
새롭게 도전해봐야겠다라는 막연함을 또 다시 반복했다.
'남사장 이번에 오픈하는데 같이 해볼래?'
새롭고 재밌는 경험을 좋아했을까?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서?
아니었다.
단지 돈과 시간에 매몰된 합리와 효율로 표현되는 그저 그런 식상한 답이었을 뿐.
찾고자 했던 건 얻지 못한 채 또 내려놨다.
'결국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걸까?'
'나 왜 이거 하고 있지?'
쉬는날이 되어서야 답하지 못했던 같은 질문을 해봤다.
러닝도 하고 운동과 독서를 하며 심신의 안정을 찾고 있었지만 커져가는 아쉬움, 허전함.
'왜 하고 있지? 나 왜 여기있지?'
무작정 나와서 걷기 시작한다. 한시간쯤 뛰다 걷다보니 좋아하는 카페 앞이었다.
왜 여기왔는지 보다 왜 여기 였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음악과 너무 기분좋은 서비스, 날 알아봐주는 직원분의 환한 미소 이 모든 것이 날 여기로 오게 만든 것이 아닐까?
나는 이 카페 사장님은 왜 여기서 하고 있고 왜 커피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했고 물어볼 용기는 없었다.
이 같은 질문을 나에게도 했었고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 같지만 다른 허울 좋은 핑계를 대며 도망쳤고 이제는 도망치지 않기로 다짐했다.
궁금한 것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나는 왜 라는 질문을 계속할 것이고 그 행위를 남기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해본다.
존재하는 것들의 흔적을 나의 시점으로 해석해 나 또는 우리에게 존재함으로써의 의미를 다시 고민할 수. 있게. 그로인해 모든 공간과 사람들이 이유있는 멋진 시간을 사유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