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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희 Mar 23. 2024

나의 심리학 책장

도서 추천 포함

오늘은 내가 책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나처럼 책을 많이 사서, 책장이 꽉 차 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책장을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늘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기분을 같이 나눠 보고 싶기도 하다.


최근 역행자를 쓴 "자청(자수성가 청년)"의 진정성이 논란이 되었다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난 자청의 영상을 꽤 많이 보았다. 우연한 기회에 CLASS101의 강의도 듣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책 읽기를 무척 강조하는 자청의 영상이 나에게 뜬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그가 권하는 책도 여러 권 샀다. 


내 책장에서 가장 두꺼운 책에 속하는 "정리하는 뇌"라는 책은 자청이 추천했던 책이다. 그 옆의 클루지 역시 자청이 추천한 책이다. 두 권 모두 심리학 서적이다.

- 정리하는 뇌: 책의 내용이 정리가 안되어있다. 그래도 꽤 인사이트를 주는 사례가 한두 가지 있어서 소장하려고 한다. 낭독 독서모임에서 나의 추천으로 같이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멤버들에게 미안해져서(글이 너무 중언부언) 마지막즈음에는 내가 다른 책으로 그만 넘어가자고 제안했던 것 같다. 

- 클루지: 자청이 절판된 책을 추천하면서 재출판하게 된 책이다. 추천사도 자청이 썼다. 심리학자이자 언어학자가 쓴 책이라 나름 의미가 있어서 보관하려고 한다. 

코칭하는 회계사의 심리학 책장

이 시점에서 내가 책장의 책들을 어떤 기준으로 자리 잡아주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나의 책장분류 기준은 2023년 6월을 기점으로 대폭 변경되었다.

원래는 나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코칭 관련 책, 세금 관련 책, 회계 관련 책, 재무설계 관련 책, 소비자학 연구 관련 책, 육아 관련 책 등으로 나누고 있었다. 이 판단이 주관적이다 보니, 뭔가 영역이 겹치는 책들은 어디가 자신의 자리인지 몰라서 헤매기도 하고, 내가 어디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지에 따라 책들의 자리가 바뀌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2023년 6월에 방정리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 

 

 방정리 서비스를 신청한 계기는 책장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접착식 앨범을 모두 치우고자 함이었다. 결혼할 때 시아버지가 커다란 접착식 앨범을 10개 가까이 사 주셨고, 또 내가 같은 방식으로 사진을 뽑아 정리하려고 산 것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크니 보지도 않는 데다가 무거운 것들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서, 날 잡아서 이 사진들을 싹 정리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서비스를 신청했다. 두 분이 오셨는데, 한 분이 의도치 않게 내 책장의 책들을 마구 이리저리 옮기셨다. 나는 처음엔 무척 놀랐고, 당황했다. 하지만 내 장점인 침착함이 바로 발동했고, 그분에게 어떤 기준으로 책을 정리하고 있는 것인지 물어볼 수 있었다.


그녀가 말한 기준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색깔(뭐! 색깔로 책을 나눈다고? 난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그리고 또 하나는 책에 적혀있는 도서분류번호였다. 그때 나는 책 뒤의 숫자들의 의미를 처음 인식했다.


내가 가진 많은 책들은 도서관 분류에 의하면 320번(경제학) 서적이었다.

심리학 서적은 180번으로 분류된다.

그녀가 내 책장을 색깔을 우선으로 분류해 두고 간 뒤, 나는 다시 하나씩 내 방식대로 책장의 책들을 옮기고 있고 그건 나름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책의 분류들은 가끔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기도 했는데, "원씽"이라는 책은 윤리와 철학(190번)류의 서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점이 흥미로왔다. 


다시 자청이 추천한 책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그가 가장 강력하게 추천한 책은 "정리하는 뇌"보다 더 두꺼운 "욕망의 진화"라는 진화심리학 서적이었다. 이 책 또한 심리학(180번)으로 분류된다. 

진화심리학에 대해서는 다른 책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사두고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안 읽은 건지 못 읽은 건지의 중간정도의 느낌이다. 하지만 왠지 잘 소장하고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책이다.


이왕 심리학 책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 심리학 책장의 책들을 몇 가지 더 소개해보려고 한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프로이트가 영유아기 때 어떤 일들이 무의식을 통해 나의 현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면, 과거는 이미 지난 일이고 우리는 미래 행동의 변화를 위해 심리학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가 아들러이다. 코칭은 다양한 영역의 학문적 토대를 가지고 있는데, 심리학적 토대는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이며, 아들러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하는 아들러 심리코칭 연구회에서 아들러 코칭을 배운 적이 있는 나는 아들러가 쓴 3권의 심리학 책과 아들러 심리를 쉽게 풀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소장하고 있다.

- 아들러 심리학 입문

- 아들러의 인간이해

- 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추천)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는 안과의사이면서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으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강의를 많이 하고 다녔다고 한다. 아마 요즘 세상에 태어났다면 유튜버가 되지 않았을까도 상상해 본다.


내 심리학 책중에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책들이 몇 권 포함되어 있는데, 그중 한 권이 "빅터 플랭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이다. 이 책은 남편도 친구에게 선물 받아서 집에 두 권이 있었는데, 최근 또 한 권이 생겼다. 이 책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와 최근에 금융 기본서를 내기로 계약을 하면서, 선물로 청소년판을 받은 것이다. 뭔가 이 책과의 인연이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혹시 안 읽어보았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강추) -빅터 플랭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인간에게 있어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극적인 상황에서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인 빅터 플랭크 박사는, 포로수용소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주는 로고테라피를 창안하시기도 했다.


서은국 박사의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도 내가 너무 좋아하고, 강의 등에서 자주 인용하는 책이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는 시간이다' 등 행복에 대해 평생 연구한 결과들을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정리해 준 책이라 책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책이다.

(강추)- 행복의 기원: 추상적인 행복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으로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진화를 위한 도구라고 이야기한다. 행복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지금 보니 내가 진짜 좋아해서 많이 추천하는 책들이 대부분 심리학 서적이다.

공감이란 것에 대해 제대로 알려준 책, 정혜신 정신과의사의 "당신이 옳다"란 책도 너무 유익한 책이다.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또는 상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강추)- 당신이 옳다: 일반인이 가까운 사람들이 심리적,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 때 어떻게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준다. 공감하는 능력도 배울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어 mbti가 T인 나에게 용기를 준 책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사람들끼리 서로 상처 주지 않으면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아주 구체적이고 과학적 방식으로 설명해 주는 책이 "비폭력대화"이다. 서로 갈등 상황에서 말 이면의 욕구를 이해하고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알려준다. 여성회계사들에게 이 책을 가지고 소통의 기술을 강의한 적이 있었는데, 전문직 여성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그 교육에서 많이 느꼈다. 

(강추)-비폭력 대화: 말과 감정 이면의 욕구를 이해하고, 감정을 먼저 공감해 주면서 대화할 때 모든 갈등 상황이 어떻게 눈 녹듯 풀어지는지 알게 해 주는 책이다. 원리도 알려주고 연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육아에 관해서도 책을 많이 읽었는데, 아이들이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관심이 있어서 최근에 산 책이 오은영의 회해와 윤우상의 엄마심리수업이다. 오은영 박사님이야 너무 유명하고, 영상 매체로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서 오히려 책은 집중해서 읽지 못했다. 윤우상 박사님도 정신과 의사인데,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많이 시키지 못해 미안해하는 엄마들의 심리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엄마의 심리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알려주는 책이라 아주 재밌게 읽었다.

- 화해: 아이들 문제는 결국 엄마의 문제다. 엄마들의 아픔의 원인에 대해 다루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추천)- 엄마 심리 수업: 엄마의 무의식이 어떻게 자녀에게 영향을 주는지 알게 해 준다. 엄마가 보는 대로 아이가 자란다. 결국 엄마가 자신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사실 오늘 아침에는 이번 달 내로 알라딘 중고로 팔 책을 정리 중이었다. 하지만 심리학 책장에서는 팔고 싶은 책은 하나도 없었다. 자청이 직접 쓴 "역행자"라는 책도 샀는데, 책 분류는 경제학(320)이다. 심리학 책을 아주 많이 읽은 그가 사람들의 심리를 활용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든 책이기 때문에 나름 의미는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팔기로 결정했다. 7단계의 성공 공식이 나름 일리는 있지만(많이 읽고 글 잘 쓰는 사람이 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한 개인의 성공 사례를 공식화하는 류의 책은 그다지 흥미롭지 못하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라기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성장하다 보면 부의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정리하면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내가 강추하는 책들을 참고해서 선택해 보길 바란다. 읽어보고 같이 나눌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건 내가 책을 소개하는 일을 예전부터 매우 즐겼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언젠가는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거나, 독서모임을 하게 될 날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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