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챕터의 문턱에서

여러분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by 모스



먼저 최근 글을 자주 올리지 못함에 독자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변명일 수 있지만 브런치 공백의 기간 저는 꽤나 바쁜 일상을 보냈습니다. 2월 대학을 졸업하고, 또 이번 달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문득 브런치를 떠올렸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는데,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무쪼록 각자의 자리에서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입학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생을 돌아보면 이런 순간들은 몇 번이고 반복되는 것 같다. 한 장이 끝나고 또 다른 장이 시작되는 일. 이번에도 그저 그런 장면 중 하나일 것이다.


돌이켜 보면 예전의 나는 이런 순간들 앞에서 꽤 크게 불안해하는 사람이었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은 늘 나를 낯설게 만들었고, 그 낯섦은 자연스럽게 불안으로 이어졌다. 마음속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겉으로도 그런 것들이 꽤 많이 드러났던 것 같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조급해했고, 혹시 뒤처지지는 않을까 괜히 마음이 바빠졌다.

생각해 보면 인생의 많은 순간들이 무언가를 증명해야 하는 시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것이 성적이었든, 스펙이었든, 눈에 보이는 어떤 결과였든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 들어설 때마다 늘 같은 생각을 했다. 여기에서는 또 무엇을 해야 할까. 또 무엇을 증명해야 할까.

대학원에 들어온 지금도 그런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빨리 논문을 쓰고 싶고, 내 분야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런 욕심은 아마 앞으로도 내 안에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다만 예전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내가 제어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조금은 구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의 나는 불확실한 것들 앞에서 오래 머물러 있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미리 걱정했고, 다른 사람들의 속도나 결과까지 내 마음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렇게 마음과 감정이 불확실한 것들 앞에 오래 고여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태도를 가지게 된 것 같다. 불확실한 것들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처럼 붙잡고 있기보다는, 그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쪽에 가까워졌다. 세상에는 애초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불확실함을 없애려 애쓰기보다는, 그 불확실함 자체를 하나의 상태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마음이 완전히 흔들리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 감정에 오래 머물러 있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잠시 관조하다가 다시 내가 해야 할 일로 돌아오는 것. 요즘의 나는 그렇게 내 호흡을 잡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걱정해 봐야 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고, 질투한다고 해서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감정들이 올라올 때면 굳이 밀어내기보다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게 두려고 한다. 그것 역시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겪는 감정일 테니까 말이다

아마 앞으로도 인생에는 계속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또 비슷한 불안과 조바심을 느낄지도 모른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그 감정들 속에서도 조금은 내 호흡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의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차분히 해나가는 것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지금의 이 시간도 하나의 장으로 지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 쓰이지 않은 장이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생각보다 충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