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은 May 12. 2022

<나는 솔로>를 통해 배운 사랑의 정의

우리의 모든 날은 사랑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나는 일반인이 나오는 연애 프로그램을 참 좋아한다. 그중 요즘에 꽂힌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는 SOLO’라는 리얼리티이다. 이 예능은 매 기수마다 새로운 특집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나오는데 특히 40대 솔로 특집은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10대 때의 사랑은 내가 좋아하면 장땡이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나는 널 좋아하는데 너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라며 강요도 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상대를 원망하기도 하고, 짝사랑이라는 감정이 들면 억울해하기도 했다.


20대에는 설렘이 중요했다. 상대에게 설렘을 느끼면 연애를 시작하고, 연애를 하는 동안은 흔한 말들처럼 온 세상이 내 위주로 돌아가고, 하루 종일 웃음을 짓다가 점점 설렘이 사라지면 나는 이제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려버리는 것. 그것이 20대의 사랑이었다.


30대를 앞둔 지금은 설렘을 넘어 상대의 직업, 가치관, 성향 등을 살펴보게 된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연애할 상대를 찾을 때 한 가지 이상의 조건들이 추가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번 ‘나는 SOLO’ 40대 특집에서 이런 연애의 과정을 다 거치고 왔을 출연자분들의 모습을 보니 내가 아직 40대를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감정이 혹여나 상대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를 먼저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들은 상대를 배려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소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쌓아왔던 가치관과 선입견들이 쉽게 바뀌지 않아 연애를 시작하기조차 어려운 그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종선택을 앞두고 두 남자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나는 연애세포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아직 살아있었어.”라며 편안한 웃음을 지으며 깊은 안도감을 내쉰다. 잊고 있었던 설렘을 통해 그들은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 것이다.


최종선택에서 한 여자의 선택도 인상 깊었는데,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남자에게 당당하게 다가가서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장면이었다. 심지어 그 남자는 프로그램 초반부터 그 여자가 기피하는 조건을 여러 개 갖추고 있던 남자였다. 선택을 마친 그 여자는 말한다. “20년 동안 쌓아왔던 인생관이 단 이틀 만에 바뀌었어요”라고.

나는 이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쌓아 놓았던 규칙들과 가치관들이 한순간에 무너지지는 것’,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한 사람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한 여자의 용기로 결국 그 둘은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고, 해피 엔딩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이는 모든 일 중 가장 어려운 일이고, 궁극적인 최후의 시험이자 증명이며, 그 외 모든 일은 이를 위한 준비일 뿐이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모든 날은 사랑을 위한 준비과정인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부치지 못한 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