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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남자

가사 분담

by Bora

우리 집 가사 일은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자연스럽게 분담되었다.

남편에 역할은 개밥 담당, 물탱크 확인, 전기펜스 스위치 키고 끄는 일, 야외에서 고기 굽기 그리고 빨래다.


이중에 빨래에 대한 마음은 진심인 것 같다.

매일 아침마다 세탁기 안에서 40분간 빨래가 돌아가면

밤에 비가 온 아침엔 남편은 장화를 신고

바구니에 옷을 담아 야외 빨랫줄에

양말부터 수건까지 줄을 맞춰 넌다.

혹여나 남편은 내가 빨래를 널을까 봐,

세탁기가 다 돌아가도 옷을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물론 빨래가 다 마르면 걷는 역할 또한 남편몫이다.

새가 날아가다가 빨래에 똥을 싼 적이

몇 차례 있었던 터라 남편은 꼼꼼히

옷구석구석을 확인하고 힘껏 먼지를 털어내며 걷는다.

마지막으로 반듯반듯하게 옷을 접어서 식구별로 정리해 놓는 것까지 한다.

날이 갈수록 아내인 나보다 빨래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는 것 같다.


그런 남편과 살아가는 나는

말하면 뭐 하리, 당연히 좋다.

그리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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