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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유나 Jul 23. 2024

이상한 나라

앨리스는 나를 마치라고 불렀다

내 이름은 그게 아닌데

마치, 하면 내가 돌아봤다


앨리스와 나는

시선으로 서로를 빚다

홀연히 사라지는 날

완성된다


앨리스가 떠났다

앨리스는 원래 떠난다

우리는 만나기 전부터 떠나고 있었다

손을 잡고 떠나가는 손을 잡고

잠시 걸었다


마치는 이상한 나라서

수레에 실린 쓰레기가 앨리스 같다고 생각한 적 있다

쓰레기 만큼은 비에 젖지 않도록

노인은 수레 위에 푸른 비닐을 씌웠다

수레가 나아갈 때마다 앨리스가 절그럭거리고

이리 들어와 파랗고 바스락 소리를 내는 하늘을 같이 보자고


모든 등은 잠시 앨리스의 것이었다

앨리스가 떠난 등은 주인이 없다

이상한 나라에서는


잎이 가지를 놓거나

가지가 손을 버리는 결심을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다


기약된 배신이 계절을 완성하고

이상한 나라에 앨리스는 없다


겨울 내내 흰나무는

흠씬 두들겨 맞은 심장들을 내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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