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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뷔 Nov 04. 2024

아빠존의 눈물

발리의 남은 이야기 (with 우붓 & 세미냑의 어린이 동반 맛집)

아빠존의 눈으로 본 발리. 10살, 6살 두 딸 그리고 아내님과 함께한 발리.

그 남은 이야기들입니다.

(아이들 동반 맛집 이야기도 있습니다.)

첫 번째, 발리의 힌두교는 무섭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면 무서운 조각상들이 관광객을 맞이합니다.(디테일해서 더 무섭습니다)

'악귀 퇴치' 목적이 분명합니다. 

예전 시골 동네 어귀 장승도 그래서 무서운 표정이었습니다. 

분명 악귀가 무서워서 퇴치하려고 만들었을 텐데, 악귀보다 얘들이 더 무섭습니다. 

이제는 악귀보다 얘들이 꿈에 나올까 무섭습니다.(이게 맞아?)


발리공항. 눈 부리부리 + 이빨 & 발톱 날카롭 = 무섭.
발리공항. 새 좀 봐.  엄마. 보고 싶어요.
우붓(Ubud) 성. 벽 조각. 눈을 부라리신다.


우붓(Ubud)성 조각. 치열이 가지런하시다. 근데 무섭다.





두 번째, 우붓의 원숭이 숲에는 전통 공연을 합니다.


원숭이 숲에는 원숭이도 많지만, 시간을 잘 맞춰가면 전통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통악기에 맞춰 춤추는 공연인데 음악도 좋고, 복장도 특이하고 화려해 볼만합니다.

공주, 왕자, 개구리(?), 사자(?), 악귀가 나옵니다. 스토리는 대충 상상해야 합니다.

교훈은 분명 권선징악이 틀림없습니다.(요약 : 나쁜 놈 때찌때찌)


전통공연. 박자에 맞춰 눈을 이리저리 히번득 거리실 때 무서웠다.


전통공연. 사자. 우리나라 사자탈춤과 비슷.
전통공연. 왕자와 악귀.





세 번째, 발리는 물갈이가 심합니다.


발리는 물이 안 좋습니다. 물갈이를 쉽게 합니다.

오죽하면 발리벨리(Bali Belly)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희 가족 모두 여행 다녀와서 구토, 설사를 꽤 심하게 앓았습니다.

약 먹고 며칠을 고생하고 나서야 나았습니다.


양치할 때 물맛도, 수영장 물맛도 조금 달큼한 게 이상하더라니 결국 당했습니다.

특히 수영장에서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숭이 숲의 조각상. 쌍으로 토하는 게 분명 관광객이겠지.






네 번째, 발리(우붓, 스미냑)의 실패 없었던 맛집을 소개드립니다.(10살, 6살 아이 동반)


발리에서 맛나게 먹은 것들 공유해야지 해놓고 

지금 보니 음식 사진 제대로 찍은 게 없습니다.

음식 나오면 허겁지겁 먹기 바빴나 봅니다. 

이것도 하던 사람이 해야 하나 싶습니다.


그래도 맛있게 먹은 것들 즐거운 마음으로 공유드립니다. 

참고로 맛에 진심이신 아내님께서 흡족해하셨던 것들입니다.


(순위가 아닌, 일정에 따른 식당입니다)


1) 공항 버거킹 (아시죠? 아는 그 맛)


2) TIS Cafe (우붓)


원래 이곳은 샤랄라 드레스 입고 그네 타며 인생샷 찍는 걸로 유명한 곳인데 음식도 맛있었습니다.

메뉴 : 스파게티, 나시고렝, 닭가슴살 구이(추가메뉴), 감자튀김 

주의 : 서양사람이 너무 많아 사방에서 영어가 들립니다.

(이런 곳에서는 괜히 '땡큐'하는 것도 신경 쓰입니다. 쌩큐, 땡큐, 쓰땡큐 모두 옳지 않습니다.)


3) Villa Mirah resort (우붓)

저희가 묵은 작은 리조트의 내부 식당입니다.

외딴곳에, 규모도 작아 '사람이 너무 없어서 회전율도 안 좋고 재료도 안 신선한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저녁, 조식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시고렝(볶음밥), 빵 모두 맛있는데 양은 적습니다. 

발리니즈 커피라고 처음 먹어봤는데 커피에 간 원두를 그대로 넣은 것이었습니다.

가라앉은 원두 가루는 냅두고 위의 커피만 마셨는데 진하고 맛있었습니다.  


핫초코. 아이들의 페이보릿


4) PISON (우붓)

우붓 원숭이 숲 근처(걸어서 10~15분)에 있는 식당입니다. 

대기가 조금 있긴 했지만, 분위기도 좋고 친절합니다. 음식도 빨리 나옵니다.


스테이크는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어서 사진이 없다.


메뉴 : 트러플 스테이크, 소꼬리 스프(갈비탕), 해산물 스파게티

모두 정말 맛있습니다.

주의 : 양이 좀 적습니다. 


5) 스타벅스 (우붓 팰리스 근처)

간판은 쥬라기공원, 쥬만지처럼 생겨서 기대했지만, 들어가면 메뉴도, 인테리어도 그냥 스벅입니다.



6) Warung Nia (스미냑)

스미냑의 시장골목 같은 데 있는 실외 오픈형 식당입니다. 

액션 영화 같은 데서 주인공이 은퇴해 편하게 살고 있는 요원 찾아와 제발 도와달라 할 때 봤을 법한 

시끌벅적 현지 느낌 낭랑한 식당입니다. (보면 여기서 만난 요원이 주인공 돕다 죽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도 안 도와줬습니다. 장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메뉴 : 닭꼬치, 미고렝(볶음면), 포크립, 해산물 탕

나시고렝 빼고는 다 매우 만족했습니다. 그날 나시고렝은 밥이 질고 별로였습니다.  

주의 : 실외 오픈형 식당이라 빌며 구걸하는 파리들이 조금 있습니다. 


7) Alila Seminyak (스미냑)

리조트 해변가에 있는 식당. 

리조트에 숙박하지 않아도 식당 닫을 때까지 80만 루피아(대략 8만원) 이상의 음식, 음료를 시키면 

테이블에 앉아서 즐길 수 있습니다. (수영장 및 샤워장 이용가능(타월제공), 해변 이용 가능)

메뉴 : 피자, 스파게티, 나시고렝

음식은 깔끔하고 괜찮습니다. 피자 도우는 좀 질깁니다.

주의 : 일몰 맛집이긴 한데, 해질녘 햇빛이 눈알로 바로 들어옵니다. 선글라스 필수입니다.

Alila


Alila. 라이브 음악. 좋았다.


8) La Lucciola (스미냑)

해변에 있는 식당. 일몰맛집.

메뉴 : 먹물파에야, 스파게티, 나시고렝, 해산물 탕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다 맛있습니다. 해가 지고도 분위기가 좋습니다.

주의 : 예약이 빨리 찹니다. 꼭 2층이 아니더라도 해변도, 일몰도 잘 보입니다.

La Lucciola. 식당에서 보는 해변. 인생샷 가능.


쓸만한 음식 사진이 없어 송구스럽습니다.

다음 여행에는 음식 나왔다고 허겁지겁 달려들지 않고 조신하게 사진 좀 찍어야겠습니다.


끝났습니다. 

아내님과 두 따님과 또 추억을 쌓았습니다. 

서로의 굴욕사진도 잘 남겼습니다.

볼 때마다 빵 터지며, 발리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발리에서 뭐가 좋았느냐고.

의외로 특별치 습니다. 

따라오던 금붕어. 프렌치프라이. 바닷가. 파인애플 주스. 수영장. 의자형 그네. 워터파크. 

발리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했기에 좋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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