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몰랐던 사실 중 하나, 우리 아빠는 꽤나 낭만적인 남자라는 것.
물랑루즈 뮤지컬을 본 후 직접 파리에 위치한 물랑루즈 클럽을 가보시는 아빠.
라보엠(La bohème) 감상 후 나의 느낀 점을 이야기하면 본인의 생각을 함께 나눠주시는 아빠.
딸과 와인에 치즈, 또는 소주에 곱창을 먹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고 말하시는 아빠. 그 순간을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하시는 아빠.
랑랑 콘서트 티켓이 생각보다 많이 비싸 살까 말까 갈팡질팡 하는 나에게 "그건 사야지!"라며 말해주시는, 클래식의 가치를 가르쳐주시는 아빠.
부부동반으로 자연 속 캠핑을 가신 늦은 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이 너무 예쁘다"며 전화를 거는 아빠.
가끔은 또 대뜸 "너는 어쩜 그렇게 예쁘냐"며, 혹은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럽다"다며 문자를 넣어주는 아빠.
평소에는 한 구두가 닳도록 참 검소하게 사시는 우리 아빠--그래도 딸에게는 가장 좋은 프렌치 레스토랑을 데리고 가시는 아빠.
감수성이 풍부한 우리 아빠는 쳇 바퀴같은 삶 속에서도 낭만을 찾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참 다정다감한 사람, 우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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