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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예술회 Jan 27. 2021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1월 셋째 주 수요예술회

장소 : 아라리오뮤지엄  스페이스

기간 : 상시 운영 

          이진주 < 사각 >  2020. 9. 9 ~ 2021. 3. 7


공간이 주는 힘을 몸소 느끼고 온 1월 셋째 주 전시회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다. 대학생 때 천안에 있는 아라리오 갤러리를 방문하고 그 이후로는 아라리오라는 브랜드가 주는 힘을 느꼈는데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분위기마저 압도되는 느낌이다. 수요예술회를 통해 근 1년간 전시회를 가면서 느끼는 건 작품뿐만 아니라 큐레이팅과 공간이 어우러진 힘이 크다는 거다. 도대체 이런 공간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싶었는데, 한국 현대 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건물이라고 한다. 김수근 건축가의 건축관 "공생"이 잘 드러난, 특히 한옥의 구조를 도입한 내부 공간은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한다. 내부의 공간은 크고 작은 방들이 서로 막힘 없이 연결되어 있어 공간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되는 느낌이었다.

백남준 <노매드>
백남준 <세기말 인간>
백남준 < TV 첼로>

백남준의 작품들로 채워진 2층의 한 공간.


이동욱 작가의 작품들. 작품이 작고 섬세해서 가까이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인데 사실적인 소재가 괴기스럽게 표현되어 놀라움을 선사한다. 여기부터 좀 하드코어 작품과 구석진 화장실에 전시된 작품들이 가슴을 졸이게 한다. 혼자 보기엔 무섭기까지 하다.


강형구 < 놀라고 있는 워홀>
바바라 쿠르거 <무제(끝없는 전쟁/당신은 영원히 살 거야)>

공간이 주는 힘.

소피 칼 < 과녁의 중심/타겟>

미국 경찰관들이 사격훈련시간에 과녁판으로 사용하는 젊은 범죄자들의 사진을 이용한 작품. 사진을 자세히 보면 총알 자국이 있다. 현대미술은 이게 예술인가 싶은 것들도 많지만 발상의 전환이라는 면에서 정말 크리에이티브하다는 생각이 든다.

키스 해링 < 무제 (제임스 앙소르를 위하여) >
키스 해링 < 무제 (브레이크 댄서) >

젊은 나이에 핫한 작가가 되어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되어 준 키스 해링. <드로잉 더 라인-키스 해링의 자화상> 영상을 통해 본 그는 기호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런 백그라운드로 간결하고 메시지가 있는 그림을 그렸고 전쟁, 인종차별, 성차별 등 정치 사회적 이슈들을 공론화할 수 있었다.

키키 스미스 <여자와 곰, 여자와 개, 여자와 사자, 여자와 늑대, 여자와 뱀, 여자와 뱀>

신화적이고 초월적인 힘을 가진 여성상에 대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묘한 느낌의 작품이다.


공간이 주는 힘 2.

바깥의 풍경 또한 한옥과 통유리 빌딩의 어우러짐이 너무 멋지다. 다음엔 이곳에서 밥을 먹으며 뮤지엄을 바라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범 <말 타는 말>

말이 말을 부리는 것은 어색하게 여기면서 사람이 사람을 다스리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는 세태를 꼬집은 작품.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을 파격적인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 현대미술이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이 아닐까?

조지 콘도 < 도착 >
코헤이 나와 < 픽셀 - 더블 디어 #7 >

사슴 박제 위에 크리스털로 장식한 작품이다. 크리스털의 아름다움에 가까이 들여다보면 사실적인 사슴의 모습이 크리스털을 통해 투영된다. 겉치장에 가려진 밑 낯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마크 퀸 < 키스 >

장애를 가진 자들을 고대 그리스 조각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육체가 손상된 고대 그리스 조각상은 아름답게 생각하면서 현실 세계에선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배척하는 인간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전시명 :  사각 The Unperceived

작가명 : 이진주  

전시기간 : 2020. 9. 9 ~ 2021. 3. 7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대표 작업인 < 사각 > 은 가시 범위에서 가려져 있지만 실상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전경을 보여준다. '사각'은 위험한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이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종종 우리의 신념을 배반하곤 한다.

이진주 < 사각 >

작품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구도와  5m에 달하는 화폭 모두가 드라마틱하다. 넋을 놓고 보게 하는 그림들 위엔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들이 연출된다. 서스펜스를 느끼기에 그림과 공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사실적이고 섬세한 그림과 아름다운 색감이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음침하고 흉측한 장면들이 묘사되어있다. 세월호 사건과 엄마라는 자아로 발동되는 애도, 가족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삶과 죽음의 모호한 연결지점, 코로나 팬더믹으로 불거진 사회 공동체 의식과 종교의 방향 등 모두 작가의 작업 안에 새겨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서사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이다.

이진주 < (불)가능한 장면 >
이진주 < (불)가능한 장면 >


손은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이자 표현 도구이다. 심리적 풍경에 등장하는 손의 비중은 작가의 강한 예술가적 자아를 드러낸다
이진주 <그것의 중심>
이진주 <정오에>
이진주 <뒤따라 오는 것>
이진주 < 검음, 얼굴들 >
이진주 < 허망한 수사들 >


BK 한줄평

공간이 주는 힘 그리고 현대미술이 던지는 창의적인 메시지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인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보너스로 서스펜스까지!


Hee.J 한줄평
그로테스크한 컬렉션과 유니크한 공간구성, 이 모든 것들이 처음 맛 본 매운맛이라 놀라웠지만, 자꾸 생각나는 그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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