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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회훈 May 21. 2022

오늘의 에너지, 내일의 에너지를 생각해야 한다

대전환의 당위 속에서, 현실과의 타협을 마주하며


세계가 전쟁으로 시름을 앓고 북새통인 가운데, 러시아와 관련된 유가,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의 불안정성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전쟁 때문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인류의 문명을 위협하는 타이머였다. 그에 따라 세계 각 국은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협의와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드디어 최근 대체 에너지 분야의 성장이 눈부시게 일어나고 있다.

기존에도 바이오에너지, 신재생에너지 관련한 투자와 관심은 활발했지만 오늘날처럼 격동적이진 않았다. 수 십년 전부터 이야기하던 친환경에너지 시대가 이제 도래하려고 한다. 이는 시대적 태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세적 흐름과는 별개로 우리는 아직 친환경적이지 않은 발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나 그 중에서도 원자력발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원전발전을 늘려야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어떤 맥락에선 맞는 말이다. 결국 '효율'과 '현실성'을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그토록 부르짖는 지속 가능한 발전, 탄소배출 규제, 지구온난화 대응책같은 환경 이슈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자리에서 0.1cm정도 움직였을 뿐이다. 그러나 에너지 수요는 항상 곱절로 증가 중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아직도 화석연료로 대부분의 에너지를 충당하고 공정과정의 미세입자들과 배출물들에 대한 규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얼마 전 중국의 전기난 사태를 보면 그 정답을 알 수 있다. 석탄 생산을 잠시 멈추고, 화력 발전을 멈췄더니 중국은 북한에서 전기를 수입했어야 할 만큼 민망한 전력 난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상하이가 한 치 앞도 눈으로 볼 수 없는미세먼지가 창궐했던 사건만 떠올려도 탄소배출은 대체에너지 전환을 추진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님을 증명했다.

해결 가능성은 물론이거니와, 발전 수단의 대전환이 현실적이지 않다는게 가장 큰 시사점이다. 현재 수력과 조력/풍력/태양광•열/지열/바이오 정도가 대체에너지 발전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상시설을 활용하여 해상태양광과 해상풍력에 총력을 가했고 마찬가지로 다른 대체에너지 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1 에너지 전환 지수'(ETI·Energy Transition Index)결과는 처참했다.

ETI는 화석연료를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성과와 준비 정도를 평가한 지표다. 한국의 ETI는 60.8점으로 WE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1개국 중 29위, 전체 115개국 중 49위였다. 또한 지난해 11월 한국전력 및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연탄을 활용한 석탄발전의 지난해 연간 총발전량은 19만4257GWh로, 전체 발전원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에 반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의 전력판매량은 3만6527GWh로, 그중에서도 태양광 발전의 경우 전체 총발전량의 3% 그친 1만6611GWh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현재의 전력수요치를 감안했을 때 원자력 발전의 감축은 다소 과한 수준이며, 이를 신재생에너지가 대체할 수 있는 발판을 우선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은 언젠가 이루어져야 할 일이지만, 마땅한 대안 없이 기존 주요 발전원의 비중을 지나치게 축소한다면 전력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전환시기가 더욱 늦춰질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불가능하다고 해서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대체 에너지 발전의 효율과 현재 기반으로 지금의 원자력 발전체계를 충당하는건 불가능에 가깝고, 설사 설비투자를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감행하고 최대한으로 설치해서 할 수 있는 한도까지 해낸다고 쳐봤자 원전의 핵분열 발전을 완벽히 대체해내는 것 정도다.

근데 그 때 전력 수요가 얼마나 무지막지 할지는 고려되지 않는다.
원전은 위험하고 두려운데,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는 필요하다고 한다. 탈원전을 하겠다는데 그 에너지 대안이 없다. 전기가 귀해지면 전기값이 오른다. 대체설비에 들어간 금액이 효율이 안나오면 마찬가지로 전기는 더 부족해진다.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발전할진 몰라도, 수요가 늘어나는건 막을 수 없다. 세계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로(비트코인은 거래 시 마다 원장을 새로 작성하기때문에 이 과정에서도 어마어마한 탄소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다.) 이미 아르헨티나 국가 한개가 내뿜는 만큼의 탄소배출이 추가된 상황이다. 채굴의 효율은 더 안좋아지고,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할 것이며 화석연료를 벗어나도 전기에너지는 벗어날 수 없다. 송전과정의 유실을 줄인다, 전기발전 효율도 올라갈 것이다, 희망적인 이야기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다.

식량자원, 수자원이 오염되고 줄어드는 것처럼 에너지 자원도 결코 무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갈수록 거세지는 자연재해와 기후의 변덕을 인간은 기술로 이겨내기엔 수 세기는 멀었다. 이미 겪고있는 사실이지 않나?

대체 에너지로의 변환은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고, 원자력 발전은 무섭지만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도 전기는 충분하지 않다. 여전히 전기수요가 급작히 늘면 세계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체코는 원전을 새로 짓겠다고 하고, 사우디의 신도시 건설망 외에는 아랍지역도 원전 건설에 필사적이다. 당초 지금 기술에선 대체가 불가능한 발전원이다.

희망적이기만 한 시선으로 대체 에너지를 바라보기엔 문제가 단순하지가 않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선 에너지 발전을 위해 석탄이 투입되고, 공장에서 나오는 공해물들로 자연은 썩어 들어간다. 툰베리가 세계를 울려도, 발전소와 공장은 멈추지 않는다. 팬데믹으로 지구촌이 멈췄던 그 짧은 찰나의 순간 외에는 지구는 스스로 회복할 여유가 없다. 이미 태평양의 쓰레기섬은 측정조차도 어려울만큼 커졌다. 쓰레기 매립지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우리 집 앞에는 안된다. 어딘가에선 소각해야하지만 그건 남의 집 뒷동네여야만 한다. 어느 원전은 사용된 원전폐기물을 묻어야하는데, 이제 매립후보지도 찾기 힘들다. 후쿠시마는 아직도 방사능 오염수가 미친듯이 솟구친다. 체르노빌의 토양은 여전히 죽음의 땅이다.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종식 이후의 세계는 이보다 더 가혹할 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잊지않고,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그 최선책을 향해서 모색해야만 한다. 앞으로 살아갈 다음의 인류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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