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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즤즤베베 Jan 23. 2017

그래, 나도 엄마다 - 2

떨리는 그곳. 산부인과

"우리에게도 아이가 생기다니. 너무 감사하다"

남편은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우리의 장점만 닮아서 이쁜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어"

나 역시 믿어지지 않는다...

웃었다 울었다 반복하는 부부

.

.

.

.

.

.

.

.

는 개뿔......

그건 그냥 드라마의 이야기 일뿐. 

우리의 현실은 달랐다. 


남편은 계속 한숨만 쉬었고, 나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가고 싶은 회사가 있어 준비하고 있었는데

임신을 했다 말하니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계획에도 없었고, 기다리지도 않았던 아이는 우리에게

걱정과 불안감만 안겨주었다. 

임신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없던 나는

인터넷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우선 지금은 병원에 가봤자 아무것도 안 나오니

2주 후에 가야 한다는 걸 알았고, 집 근처에 있는 병원을 찾아본 후 

가장 괜찮아 보이는 곳에 예약을 했다.


2주 후,

남편은 회사에 하루 휴가를 냈다. 

시간이 좀 지나니 우리 부부는 마음의 평안을 되찾았다. 

그래도 내 나이를 생각하면 별 탈 없이 아이가 생긴 것에 감사함을 느껴야 했기에

이렇게 선물로 받은 건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게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병원이라곤, 

내과, 치과, 정형외과, 한의원이 다다. 

산부인과는 가본 적도 없으며, 이렇게 빨리(?)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병원 앞에서 우린 긴 호흡을 한 후 입장했다. 


내 이름이 불려지고 

의사 앞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초음파 검사를 하자며,

정말 이상하게 생긴 의자에, 이상한 치마로 갈아입고 앉으라고 한다. 

남편은 초음파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앉았고

나는 난생처음 찌릿찌릿한 초음파를 경험했다. 


흑백 화면에 나의 자궁이 보이더니

작은 동그라미가 보인다. 

"여기가 아기집이에요. 임신 맞으시네요.

지금은 아기집밖에 안보이고요 2주 후에 내원하시면 아기가 보일 거예요"


초음파가 끝난 후 남편 얼굴을 보고 박장대소를 했다. 

'나한테 왜 이래요....'라는 표정으로 앉아있던 남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집을 봐도 믿어지지 않는 눈치였다. 


의사에게 주의사항을 들었고,

우린 그렇게 떨렸던 산부인과의 내원을 마쳤다. 


"제가 그 아이입니다 ㅋㅋ"


임신을 했다는 이야기를 양가 부모님께 알려드렸다. 

당연 기뻐하셨다.. 

그중에서 우리 셤니의 반응이 탑 오브 탑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들 애 안 낳는다며?!!!!"


뭔가 굉장히 고소해하시는 눈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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