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모성애는 존재하는가..?
6개월,
아기와 함께 한지 어느덧 6개월 차가 되었다.
100일을 보내고,
100일 기념 제주도 여행도 다녀오고
여행을 즐기는 것(?) 같아서
지난달엔 도쿄에도 다녀왔다.
아이는 하루하루 잘 자라고 있는데
엄마인 나는 계속 그 자리에 머무는 느낌이다.
아니?
오히려 더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여자에게는 모성애가 있기 마련이다.
나도 당연히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게 모성애인지, 아니면 낳았으니 길러야 하는
책임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아기가 보채고 힘들게 할 때는
나도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른 적도 있고,
볼을 두어 번 꼬집기도 하고,
안은 채로 엉엉 울기도 했다.
심지어는 아기를 놓고
집 밖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나는 할 수 없었다.
나를 바라보는 아기의 눈망울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엄마는 강해야 하는데
아기 앞에서 매번 약한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기댈 곳이 없었다.
남편은 원수 같고,
친정엄마는 "엄마는 원래 그런 거다"라며 말을 한다.
원래 그런 건 무엇일까?
왜 엄마는 원래 그래야 하는 걸까?
엄마도 사람인데,
왜 그래야 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그래 봤자 한 3년 고생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자라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다니기 시작하면
이렇게 매여 있는 것도 사라질 텐데...
그 시간까지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다른 엄마들은 다들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참을성이 없는 걸까?
난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것 같다.
나중에 아기한테 많이 미안할 텐데....
겨우 6개월 차에 너무 많이 지쳤다.
하루 종일 아기를 보는 게 너무나 지친다.
나도 쉼이 필요하다.
숨을 쉬고 싶다.
숨이 막힌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같다.
이렇게 쓰지만
내일 나는 또 아기를 안고 방긋방긋 웃고 있겠지...
곤히 잠든 아기의 얼굴을 보니
갑자기 짠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