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남자, 큐레이터 2_5

에피소드 5_ 불완전함으로 완성되는 집

by 새벽별노리



새로운 대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지 못해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담미는 이언과의 주말 여행에서 서로를 향한 진정한 존경과 배려가 얼마나 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시즌 1을 통해 함께 했던 프랑스, 파리의 여행에서 서로의 약점을 오히려 애틋함으로 감싸는 모습을 통해, 완벽하지 않은 순간들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는 오묘한 삶 속에서 철학적인 유머를 발견하고, 찾아간 여행지에서의 기대하지 않았던 어긋난 계획은 다시 한번 그들의 이야기를 상기시킨다.

비가 오고 창문은 뒤틀렸고, 낭만의 조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배경 뒤로 담미와 이언만이 틀어진 계획에 웃을 수 있는 여유를 보이게 된다.




밤 새 내리친 번개와 소나기가 여름의 끝을 알리고 있었다.

강원도 어느 해변가. 다음 날 오전.

어제의 눅눅했던 공간. 바다 내음이 도드라지는 해변가.

이안은 서둘러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두 손에 들고 나타났다. 그 향은 마치 예고에 없던 귀인이 찾아 온 것만 같았다.

커피를 받아 든 담미는 두 손으로 커피잔을 감싸 안았다. 코 끝으로 그윽한 향을 느꼈다.


담미

“고마워요. 이렇게 아침의 기운을 열어 주는 이언 씨 덕분에 제가 꽃이 되어가는 기분이에요.

며칠 전에는 꽃의 봉오리조차 가누지 못했지만, 어제는 계절의 힘으로 꽃잎을 열었어요.

마치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듯, 저도 모르게 그 꽃잎이 개화한 듯하네요.“


이언

“제 작은 말 한마디가 꽃을 피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제가 훌륭한 봄비나 따뜻한 햇볕 역할이라도 했나 봅니다. 물론, 이미 꽃을 피울 준비가 되어 있는 담미씨이기에 가능했겠지만요. 이제 활짝 피어난 만큼, 그 아름다운 꽃밭에 저도 잠시 머물러도 될까요?

당신의 꽃이 지지 않도록 저도 늘 곁에서 힘이 되어 줄께요.“

“흠, (헛 기침을 하며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걸어 볼까요? ”


담미와 이언은 태풍이라도 온 듯 휩쓸고 간 어제의 엉망진창 같았던 순간들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둘 만의 공간과 대화,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감정의 조화가 그들을 하나로 이어 주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드리워진 모든 그림자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 완벽이라는 정교한 유리벽 뒤에 숨어 있던 그에게, 그녀의 불완전함은 무언가 깨지기 쉬운 약점이 아닌, 기꺼이 닻을 내릴 수 있는 따뜻한 흙과 같았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균열이야말로 빛이 스며드는 가장 아름다운 통로이며, 서로의 약점을 감싸 안는 그 지점에서야말로 진정한 '하나'의 완성이 시작된다는 것을. 그 깨달음 앞에서, 그의 단단하고 차가운 경계는 그녀의 투명하고 솔직한 불안정함 앞에서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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