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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UXer Mar 22. 2024

동기 부여 3

Endowment Effect, 내것이라고 느껴지면 벌어지는 일

지성없이 기교만 있는 디자인은 손으로 미는 수레와 같다. 미는 만큼 정직하게 움직이고 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무거운 짐을 실었거나 가파른 언덕길을 만나면 밀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Endowment Effect


심리학 책을 읽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실험이 있다. 어중간한 가치를 지닌 어떤 물건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그 교환가치(=화폐)를 메기게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난후 '이제 그것은 네꺼다'하고 한 다음, 다시 가치를 메기게 한다. 그러면 물건은 동일한데도 '내것이 아니었을 때'에 10$였던 교환가치가 '내것이 되었을 때'에는 2~3배 가량 더 오른다는 결과다. 


출처: Kent Hendricks


Endowment Effect는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의 차가 '최고는 아니지만 가장 합리적이며 적당한 소비의 결과'라고 하거나, 자신의 명품 백이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서 더 독특하다'고 여기고, 물건을 사기 전에는 대충 봤던 설명이나 리뷰를 물건을 산 다음에 오히려 더 상세하게 찾아보는 것 등이다. 


*예전에 만난 어떤 이는 30대 중반이 가장 좋은 나이라고 했다가 5년뒤 다시 만나자 '역시 인생은 40대에 접어들어야지 비로소 무언가 보인다며 30대는 아직 어린 얘들' 이란다. 두번 다 그녀의 나이에 해당했다. 두번째 당시에 내가 응답했다. 나이보다 정신적인 성숙함이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 깨달았다고..


'자신의 것(something)'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야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게 과하게 작용할 경우 잘못된 편견, 확증 편향으로 이어져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Endowment Effect는 그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상당히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어지지는 않는다.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디자인에 써먹지 않을 수 있겠는가?


뱃지는 Endowment Effect를 이용하여 소유를 불러일으킨다



사례들


사례 1. 단축성, 나만의 메뉴, 내게 맞춰진 서비스

좌측 이미지 출처: 네이버


Endowment Effect를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은 서비스를 사용자 본인에 맞게 설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설정이나 맞춤화를 제공한다고 무조건 동기부여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기본적인 UX가 앞에 있어야 한다. 너무 메뉴가 많아서 찾아가기 힘들거나, 자주 찾는 데도 불구하고 매번 같은 설정을 반복해야 한다거나 하는 등의... 이런 경우에 적절한 맞춤화를 제공하면 Endowment Effect가 증가된다. 거기에 점차 2차, 3차 맞춤화 과정이 이어진다면 서비스는 점점 사용자에게 소유되었다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례 2. 세심한 온보딩, 나만의 서비스, 더 많은 개입 유도


출처: 아이투


아이투는 서비스 설치후 온보딩 과정에서 사용자 본인의 설정 뿐만 아니라 카메라/센서 등을 연결해서 타 서비스 대비 세심하게 자신의 체형을 등록할 수 있다. 

서비스 방문시마다 등록한 체형에 맞는 스타일(OOTD)이 추천된다. 

사용자 자신만의 공간을 제공해서 괜찮은 OOTD를 찜해놓는다 

다른 사용자를 찾아가거나 Following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찜해놓은 OOTD를 참고하기 위하여, 누군가는 자신의 스타일을 자랑하고 인정받기 위하여, 누군가는 모델이 아닌 나와 비슷한 일반인들의 옷차림을 보기 위해서 서비스를 방문한다. 



사례 3. 나만의 부캐, 디지털과 실세계의 연결


출처: 스타일봇


서비스 내에 나만의 가상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Endowment Effect를 증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얼마나 실제성이 높은가가 관건이다) 스타일봇은 정교하게 자신을 형상화시킨 아바타를 만들어서 구매하려고 하는 옷을 입혀 보고, 특정 거리 환경에서 어떻게 보이는 지도 확인할 수 있다. 



맺음말


동기는 UX Design에서 제일 재미있는 대상 중에 하나이다. 고충이나 니즈처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동기를 읽지 못하면 사용자 경험의 입구를 찾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중요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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