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어록을 뒤지다 '자신의 대한 존중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란 문구를 보았다.
그렇다. 아무리 스스로가 보잘것없고 비열하게 느껴져도 우리는 스스로를 존중해야 한다. 나는 나 이외의 존재가 될 수 없고 어떤 사고도 자신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런 자신이 느끼는 세상을 사랑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남는 건 비참함 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나 스스로가 너무 하찮고 비도덕적인 인간이란 생각에 자책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양심과 세상에 공인된 진리를 동원해 조금씩 자신을 바꿔나가면 된다. 인간은 누구나 나약하고 때로는 악해질 수도 있다는 걸 우린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사람은 너무 많다. 인간은 어떤 형태로든 사회 속에서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타인에 의해 자존감이 상하는 일이 허다하고, 타인을 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모든 동물들이 그렇듯이 인간 또한 이기적인 본능을 가지고 행동하기 때문에 인간사회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여기서 우린 자신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타인에 대한 존중을 이끌어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신을 먼저 존중하게 된다면 우린 모두가 각자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각자가 자신만의 세상의 중심에 서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인식하게 되고, 나 아닌 다른 다른 사람에게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게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서로 얼굴 붉히고 싸울 일은 수없이 줄어든다.
말은 참 쉽다. 누구나 아는 내용을 길게도 써놨다. 그렇지만 실천도 쉬울까?
난 지금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한다. 매일 쏟아지는 요구사항들을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요구 사항이 너무 각양각색이라 곧바로 해결할 수 없다. 그렇게되면 상대방은 화를 내고 난 자존감을 깎으며 참고 양해를 구한다. 아마 모두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일 일 것이다.
그럼 여기에 우리 모두가 아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길게 써놓은 내용, 즉 '배려'라는 것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스스로를 소중한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타인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 이건 곧바로 배려로 나타나고 타인에게 쓸데없이 공격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묵은 감정을 푸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들어주는 입장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있다면 상대방 의견에 귀 기울이고 거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삶은 고달프다. 먹고 살기 위해서 우린 계속 자신을 갉아먹으며 참고 또 참는다. 이렇게 우리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쌓이고 악만 남게 된다. 그럼 또다시 악순환이 시작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이 격양되고 자신보다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게 된다. 소중한 사람에게 조차 굳이 모진 말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길거리에 상종하고 싶지 않은 얼간이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사람들이 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모두가 원수를 이웃과 같이 사랑할 수 있는 예수나 모든 감정을 초월한 부처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작은 다짐을 마음속에 새기고 행동한다면 이 사회는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인간관계에서 오는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에 노이로제에 걸리기 직전이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타인에 대한 존중을 실천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역시 말하는 건 쉽다. 다양한 이상은 드높게 존재하지만 현실과는 항상 동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
알고 있음에도 행하지 않는 건 알지 못한 것이다. 내가 그렇다. 이글은 나 자신에게 쓰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