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는 꾸준해야한다"는 말에 공감하고 또 공감하는 요즘이다. 약 2년전, 한창 인스타툰을 열심히 그렸던 시절에 작가님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었는데, 나의 계정과 비슷한 정도의 팔로워를 대상으로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선보이며 고군분투하시던 작가님이 계셨다. 얼마전 오랜만에 작가님 계정을 들어가보았다가, 팔로워 1천대에 머물러있는 황무지같은 나의 계정과는 사뭇 다르게 팔로워가 7만이 훌쩍 넘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더랬다. 워낙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능이 있기도 하셨지만, 다섯자리를 넘겨버린 근사한 숫자가 말해주는건 무엇보다도 2년간 차곡차곡 쌓아올려온 콘텐츠의 '꾸준함' 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맥락에서 내가 정말 동경하는 인물이 있는데, 다름아닌 윤종신이다. 윤종신 나무위키를 읽다보면 경외심 비슷한 마음이 생긴다. 워낙 다재다능한 사람이긴하지만, 그 중에서도 내 눈에 유독 빛나보이는 그의 재능은 '꾸준함'이다. 월간 윤종신 노래를 작년부터 부지런히 챙겨듣고 있는데 이게 2010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일줄은 절대 몰랐다. '막걸리나', '본능적으로', '오르막길', '좋니'가 다 월간 윤종신으로 탄생한... 히트곡이라고...... (메모)
생각해보니 오르막길 앨범 커버에 한자어가 작게 적혀있다는 건 기억나는데, 그게 "월간 윤종신" 다섯글자일줄이야. 올해 1월에는 'NFT'라는 노래를 듣고 신선한 소재와 기막힌 가사, 뮤비까지도 너무 좋아서 감탄을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약간의 규칙, 제약, 혹은 압박은 역설적이게도 종종 창의성을 극대화시키는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종신의 목소리나 창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때도 있다. '아무래도 가수는 타고 나는 것 같아' 라고 (정작 나는 노래 뭣도 못부르면서) 속으로 주제넘게 무시(?) 하기도 했는데, 요새는 웬걸.. 선천적 재능이 없다면 한계가 금방 보일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가창력도 꾸준하면 이렇게나 늘 수 있구나, 꾸준하면 뭐든 는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행동에 옮겨 실제로 보여주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고싶은 일을 부지런히, 심지어 탁월하게 해내며 멋있게 사는 아저씨. 부럽고 닮고싶다. 요즘 졸린 눈을 비벼가며 매일 밤 브런치 글을 쓸때, 퇴사후에 콘텐츠를 종류별로 어떻게 꾸준하게 발행할 것인지에 대해 계획을 세울할때마다 나는 윤종신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