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의 의미는 다양하지만 요즘은 당연하게도 갓생을 살아야 하며 그렇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을 게으르다고 평가한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야간 및 주말 아르바이트를 통해 추가적인 부수입을 얻는다. 새벽같이 일어나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출근 후 퇴근까지. 24시간을 모자라게 살아야만 이런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이렇게 갓생을 사는 사람은 아마도 곧 병들 것이다. 실제로 젊어서 고생하자며 미라클 모닝을 비롯해 여러 가지 갓생을 위한 삶을 살다 면역체계가 깨져 건강에 문제가 생긴 사람이 많다.
최근 과로비만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중국의 어느 직장인이 회사의 과중한 업무에 살이 찌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현재 996(9시 출근, 9시 퇴근, 주 6일) 업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몸을 혹사시키며 일을 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픈 경우 대부분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한다.
주수입으로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게 치솟은 물가로 인해 부수입을 만들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개인이 게을러서, 개인의 욕심 때문이라고 말한다. 비정상적인 것은 사회인데 그것을 전부 개개인의 문제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갓생을 살아가고 있는 노동인구는 곧 부양해야 할 인구가 될 텐데,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갓생을 살다 죽으면 좋은 삶이었어, 하고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저런 삶을 본받아야지 하며 주변 사람들이 인정해 줄까. 우리가 실현하는 갓생은 사실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반강제적인 활동이 아닌가.
나라면 억울해서 귀신이라도 될 것이다. 각박한 인생 아득바득 몸이고 정신이고 갈아가며 살아왔는데, 죽는다면 참으로 허망하지 않을까. 어떤 미래를 그렸기에 현생을 갈아 살았을까, 후회하며 눈을 감을 거다. 이게 단순히 한번 사는 인생 오늘을 살자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 어딘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다고 생각한다.
내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우리는 항상 현재 또는 미래만 생각한 채로 일상을 보낸다. 현재가 쌓여 미래가 되는 것임에도 두 가지가 별개의 개념인 것처럼 군다. 미래는 당장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갓생이라는 것은 연속된 내 삶에 있어 꾸준히 유지하며 평균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닐까. 결국 현실에 치여 각박하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지금 고생해야 나중이 편할 것이라는 일념 하에 현실을 쥐어짜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