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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 Apr 25. 2024

무거워

시 스물여섯.

코끼리 무릎에 사자가 앉았다.

사자 무릎에 기린이 앉았다.

기린 무릎에 곰이 앉았다.

 무릎에 양이 앉았다.

 무릎에 인간이 앉았다.

인간 무릎에 악어가 앉았다.

악어 무릎에 원숭이가 앉았다.

원숭이 무릎에 개가 앉았다.

개 무릎에 고양이가 앉았다.

고양이 무릎에 개구리가 앉았다.

개구리 무릎에 나비가 앉았다.

나비 날개에 침묵이 앉았다.

침묵이 앉자 너무 무거워서 나비와 개구리와 고양이와 개와 원숭이와 악어와 인간과 양과 곰과 기린과 사자와 코끼리가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침묵이 놀라 벌떡 일어났다.

나머지 동물들도 차례대로 일어났다.

침묵이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동물들은 침묵을 찾아 피크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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