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슬기로운 환자 생활
작년 수술 후에 이미 책 정리를 한 번 했지만, 책도 안 읽는데 (그 때문인가?) 주문한 책을 놓을 공간도 마땅치 않아 즉흥적으로 서재 정리를 시작했다.
보통은 다 읽은 책 중에 더 이상 보지 않을 책 (읽을 생각이 영 나지 않는 책도 있지만, 너무 낡은 책도 해당된다)들을 추리는데, 이번에는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도 후보군에 두었다. 많진 않지만 대개의 자기 계발서들이 선발되었다. 사둔지 20년이 되어가는 책도 있으니, 이런 책들은 향후 2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확률이 높다.
'이런 식으로 책 정리를 하면, 나중에 내가 죽은 후 이 책장들을 누가 (굳이?) 둘러본다면, 내 독서 취향을 오해하기 딱 좋겠군. 너무 좋아 이미 여러 번 읽은 책은 더 읽지 않을 책으로 밀려났을 테고 (그만큼 낡기도 했을 테고), 오래된 책들은 담은 내용의 가치와 상관없이 너절한 외양으로 인해 아웃될 테니, 남는 책들은 내가 정말 아끼는 책들과 한 번쯤 읽어본 비교적 상태가 괜찮은 최근작들이 반반 섞여 진열되어 있을 테니......
문득, 대학 때 몇 번 보았을 뿐이지만 아직까지 내게 인상적인 한 친구의 책 분류법을 응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었지만 또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
한 번 읽은 것으로 끝낼 책(책을 끝낸다는 것은 무서운 표현이지만 인생은 짧다!),
그리고 아직 안 읽은 미지의 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