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알까?
뇌전이의 재발로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다수지만 이것도 학과의 배려인데, 오늘은 학교 워크샵이 있어 50km를 운전해서 4시간 동안 앉았다 돌아왔다. 대면이 되면 여러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무엇보다 나 대신 학과의 일들을 떠맡은 젊은 교수들 눈치도 살펴야 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
내가 아프고 곧이어 엄마까지 편찮으시면서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알까? 멀쩡해 보이지만 다녀오면 표적치료제 부작용으로 진물이 나오는 발가락에 붙어 버린 수면 양말을 고통을 줄이려 최대한 조심조심 떼야하고, 오랜만에 마신 커피 카페인도 다하여 다음날이면 기절한 체로 누워있어야 하는 직장 다니는 환자의 생활을.
'어떻게 일일이 표현할 수 있겠는가?'
폐암 환자 카페의 방장 닉네임이 '살자'다. 오늘 같은 날은 그 닉네임을 떠올리게 된다!
어서 완치해서 평범하게 살아야지!
비록 오늘은 직장에 다녀와서 수술한 왼쪽 폐가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