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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gabond Feb 03. 2024

겉 갑옷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가만히 보면,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에게 갑옷을 두르고 남들에게 인정, 칭송받고자 하는 의도,

그런 갑옷을 입은 나를 만들고자 하는 과정안에서 평생을 사는 것 같다.


아니, 내가 그런것 같다.

안 그런척 하면서도 여전히 그러고 살고 있다.

어떤 타이틀, 가면, 갑옷을 입고 활보하고 싶은데,

회사 퇴사 후,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없으니, 회사 퇴사는 괜히 한건가.

조급해지며 다시 중심을 잃고 휩쓸린다. 


회사 퇴사 후, 인생은, 무엇에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위풍당당, 

나름 용기있는 척 어깨를 우쭐거리며 발을 내딛었는데, 

그러나 내면 깊숙히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같은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 연약함이 늘 존재했고

그것은 내가 의식하든 못하든, 항상 모순적이고,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을 자아내 왔을테다. 


살랑 살랑 숨어 보일듯 말듯 할땐, 변화가 야기하는 당연한 불안감이라 단순히 치부하고 말았는데,

조급함의 형태로 불쑥 고개를 쳐들고 사라지지 않는 요즘

조급함이 한번 엄습하니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싶은 본능을 마주하며

좀 더 깊이 들여다 본다.



변화했다고 믿었었는데, 내가 아닌 상황만이 변했을 뿐이구나.

하고싶은 일을 하며, 내 안에 보석을 찾고 싶다, 진정한 내적 성장을 원한다 외치면서도

난 여전히 어떤 가시적인 성과

남들의 찐한 인정욕을 목표를 삼고 있었던거구나.

돈을 버리고 꿈을 찾아 간다 하면서도,

그 꿈의 끝에는 사회적 인정이 우선순위로 자리잡고 있었다 교묘하게 외면하고 있었을 뿐.

그래야만 내가 멋져 보이잖아.

회사 퇴직 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돈에 구애 받지 말고 뭐든 할 수 있는 상황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생각했고,

그런데 참 웃기게도 

이 결정은 회사 다니는 것과 무엇이 다른 기대를 품고 있었던 건가.

더 큰 돈을 벌기 위한 욕심?

진정한 퇴사의 의미는 무엇이고, 진정 지금의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숨어있던 이중성이 고개를 쳐들고, 다시 내 머릿속을 장악하려는 요즘

돈이 다시 우선순위로 내 삶에 개입하려 하고

너무도 쉽게 나를 잃어버리고, 나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주체적이지 않게

끌려다니게 됨을 다시 한번 인지하며,


인간은, 나 자신은, 참으로 믿을 것이 못됨을 다시 한번 직시한다.

확신할 있는 '나'란 없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나를 되돌아 보며 성찰하지 않으면

아니, 성찰했다 하더라도

모순덩어리로 뻔뻔히 살 수 밖에 없는, 아니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 인간이란 존재

뻔뻔한 우리의 인생사




다시 한번 되내인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

내가 디자인 된 대로 감춰져 있는, 나의 온전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가 뭘 잘 하는 지 찾아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좋은 직업, 높은 연봉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도구이기 때문인 것이 아니라,

그래야만

마음 속에 여유와 기대, 기쁨과 확신 아래 평온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이기 때문이라 믿는다. 

나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그런 삶은 다가오지 않으며,

그것을 순수한 목적으로 정하고, 그렇게 찾고자 함에 있어서

매일 명상의 시간, 묵상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이 지점이, 지금의 내가, 다시 일어서 시작해야 하는 지점이다.


그런데 누가 그랬던가,

글쓰는데 근육이 필요하다고.

몇개월 동안 글을 쓰지 않았더니 글쓰기가 참 힘들구나 흑흑


.

오늘도 횡설수설 두서가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한번 앞으로 나아가보자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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