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의 마지막날이다. 벌써 1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항상 되돌아오는 '새해', 뭔가 새로운 결심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 앞에서 나는 무기력한 새해의 첫달을 보냈다. 삶에 대한 회의,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불안감이 1월 내내 나를 뒤흔들었다.
회사를 그만둔지 몇년이 흘렀나, 2년쯤 되었나. 그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육아도 하고, 새로운 일도 시작하고, 대학원도 다니기 시작했고, 뭔가 꾸준히 하고 있는 건 맞는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건 맞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한 것인가.
과거, 돈을 번다. 라는 사실 하나가 나의 회사 생활을 지탱해주었던 강한 뿌리, 원동력이였는데,
그것이 나를 오랫동안 지배해오며 내 머리에 뿌리를 내렸는지, 그 집착을 쉽게 거둘 수가 없다.
여전히 삶의 가장 중요한 잣대가 돈이 아님은 확신하지만
그 돈이 지배하는 세상 아래 놓여진 우리는,
촘촘한 거미줄처럼 돈으로 묶인, 얽히고 섥힌 관계 속 살아간다.
돈은 여전히 내 자존심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사랑과도 연결되어 있다.
사실인가 아닌가.
정답은 있는가.
사실 그것이 뭐든 상관있는가.
다 자기식으로 해석 할 뿐이다.
나의, 과거 나를 지배했던, 몸에 배어버린 생각의 습관은 교묘한 이중성을 내비치며 교만하게 정당성을 마련하랴 분주할 뿐이다. 누가 과거 회사원 아니랄까봐,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그것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려는 사고의 회로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난 여전히 그것 아래 빙글빙글 돌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자 했다.
이런저런 시도를 했으며, 열심히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선택과 결정은 참으로 모순적이고 자유롭지 못했으며,
이러다 다시금 회사 생활을 답습하게 될 것같은 모양새에 불안하다.
그럼에도 3정류장이나 이미 왔는데, 출발선까지 다시 가기 아까운 마음.
'미래' 라는 무한한 가능성, 보이지 않는 '모름' 앞에 건장히 서있는 어떤 욕심, 사회적 욕망.
그런 욕심과 욕망이 압박하기 시작하는 돈에 대한 조급함,
이어 불거지는 시간에 대한 조급함
산책 갈 여유, 청명한 하늘 조차 제대로 올려보지 못하는 분주함
.
.
불안하다는 것은
그저 건너 뛰며 괜찮아 괜찮아 할 것이 아닌,
무엇이 문제인지 좀 더 파고들어야 할 부분이다.
그렇게 나를 찾아 가야 하는 것이며,
나를 찾아야
온전한 나의 모습으로 삶을 대해야 비로소 평온과 확신을 머금을 수 있음을
여전히 믿고 있다. 그래서 이런 두서 없는 글도 적고 있는 것인데,
그래, 결국
내가 생각하는 성공, 도달해야 할 삶의 지점은 바로 확신과 평온함이다.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힘
반대로 조금만 힘들어도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버리는 것
지금껏 삶의 과정을 통해 습득된 바를 통해 선택을 하고 집중.
그런데 과연 그것을 향한 용기와 노력은 준비되어 있는 것인가.
머릿속 꿈이 아닌 실천적 행위.
두려움, 불안감, 회피, 방어 기재 머 이런것들 모두 개뿔, 그저 게을렀던 건 아닌가.
.
.
두서없이 시작하는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금 앞으로 나아보려고 한다.
이 연재를 통해 내가 내게 바라는 바는 꾸준함이다.
꾸준함의 노력이 빚어내는 작은 반짝임을 올해 연말에는 보고 싶다.
작은 반짝임의 평온함과 확신
그것을 기대하며 연재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