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딱 맞는 옷은 어디 있니

by 사십대 소녀


조급해하지 말고, 가슴이 마음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회사를 뛰쳐나온 것에 더 이상 아쉬워 할 필요가 없는 것이

과거 15년 동안, 나는 온전한 내가 아니였잖니.

나의 옷과 신발을 신지 않은 느낌이였고, 이게 몸서리 치도록 싫었었잖아

이것이야 말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걸로 된거 아니니

예뻐보이는 것, 남들에게 인정 받는 것,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 맞벌이로 여유로웠던 주머니

그러나

같은 업계에서 동고동락한 동료들, 상사들과 진한 공감대나 호감을 형성할 수 없었으며

업계에 무관심했으며

관심없는 업계 전공 지식 쌓기에 지속적인 공부와 투자가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고

싫은 일을 꾸역꾸역 하며 번 돈이 아까워 허투로 쓸 수 없었으며,

불행하다 느꼈으며

그럼에도

자격증을 따고, 야근하며 일하고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그 업계에서 떠날 용기가 없었고 경쟁 사회에서 뒤쳐지는 건 자존심이 상했고

싫은 일이였어도 인정 받고 싶었으니깐.

그 인정욕으로나마 버티고 싶었던거지.



퇴사할 때, 평가를 잘 받았다.

위로 갈 수록 더 잘 할 것 같은데 왜 그만두냐는 소리를 들었었다.

나 역시 위로 올라갈 수록 매니지 쪽으로 결이 달라지는 업무에 그나마 흥미가 있었고 잘 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 좀 아쉬웠던 건 사실이긴 하다.


돈이 아쉬운 마당에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느낌에

미래가 불확실한, 나의 선택에 대해 모든게 불투명한 지금

회사원, 그 끝에 들었던 감사한 말들과 느낌들에 대롱대롱 메달려, 끈을 놓지 않고 자존심 세우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내 옷이 아니였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세상 것들에 밀려 나를 또 잃어버릴 텐가.

자존심 세우기 하며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갈텐가.




.



오늘도 상세페이지를 작성하고


택배를 보내고 뚜벅뚜벅 오는 길,

옳은 선택이였나, 이 일을 지속하는 것이 맞나..

생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


.



집에 와서 대낮에

와인을 한모금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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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명확한 건,


이 일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

이전 나의 직업 처럼 명확한 비전이 없다는 사실.

그렇게 알고 시작했음에도 흔들리는 건 새롭다.




만약,

6개월 차, 지금 돈이 와장창 벌렸다면

회사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았을 테니, 돈을 버는 측면에서 보면, 회사로 돌아가는 것이 맞을 수도, 그렇지 않은 것이 맞을 수도 있겠지.

근데 돈을 와장창 벌 생각이 대체 있는 건지도 묻고 싶다.


솔직히

돈이 와창창 벌렸었도 공허했을 걸 나는 안다.


지속적으로 난 '돈' 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돈'에 대해 아쉬워 하고 있다.

중요한 건 '돈' 이 아닌데.

돈 때문에 퇴사 한게 아닌데

돈을 벌기 위한 일을 수단이란 핑계를 대고 하며,

조급증 속에서 돈돈돈 거리고 있다.


이걸 속세라고 하나

현실이라고 하나 ㅎㅎ


.

화면 캡처 2022-07-22 171929.jpg


내게 딱 맞는 옷을 입는 것.

누가 모라든,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나.

그게 나다.


마흔 두살의 나.

이십대 때보다 성숙하고 철들었다고 자신했으면서도

우물에 빠져서 하는 행동은 똑같다.


인스타그램에서 보면

마흔살 먹은 여인네들의 삶은 화려하고 웃음이 가득한데,

넌 마흔 두살 먹었으면서도 이렇게 궁상이냐.

누군가 묻는 다면

길을 잃으면, 나이 상관없이 정처 없이 헤매지 않냐 반문하고 싶다.

아마도 내가,

어제 저녁 인스타그램에서 본 너무나도 여유있고, 행복해 보이는 사진 속 사십대 지인의 삶이 부러웠나보다 ㅎㅎ


세상이 우리를 이렇게 고정관념의 틀 속에 가두는 거다.

돈의 유혹에 왜 이렇게 취약한지.





결국,

결론은,

나는

이제 메인으로,

나의 소명에 따른 일을 해야 한다.


돈 때문에 뒤쳐두고 있는

하고 싶으나, 용기 없어 게을러진

그럼에도 뭔가 나의 소명같은 그 일에 대해 용기를 갖고 내딛고 앞으로 나서야 할 때.


와인 한잔 마시며 , 마치 일기장 같은 느낌으로 쓴

이 공간의 끄적거림이

이렇게 위안을 주는지 이 글을 쓰면서 처음 느낀다.


화면 캡처 2022-07-22 1734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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